전문요원 11명 방한…사실상 북 겨냥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 전문요원 11명이 11일 한국을 방문해, 16일까지 한국군 20여명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무기 시설과 재래식무기 및 시설 등의 사찰방법에 대한 교육훈련에 나섰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교육훈련은 11~12일은 국방부에서, 13~16일까지는 경기도 광주와 양평의 육군 한 부대에서 각각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사찰 훈련’으로 명명된 이번 교육훈련은 북한의 관련시설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을 염두에 두고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방부 군비검증단과 공동으로 실시되는 이번 연합사찰 훈련은 10여년만에 재개된 데다 옛 소련에서 진행된 핵과 재래식무기 등의 사찰에 참가한 경험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교육훈련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핵과 재래식무기 등의 사찰 훈련이 10여년 동안 중단돼 관련 절차를 숙달하려고 우리 쪽에서 교육을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절차 및 숙달교육에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의 작년 9·19 6자회담 공동성명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이에 대한 가시적 일정이 나올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올초 북한의 핵 검증과 폐기 이행 모든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필요하면 즉각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단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훈련을 맡은 DTRA는 미 국방부 획득군수차관보가 지휘감독하는 기구로, 1991년 미·소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에 따라 붕괴한 소련의 핵 물질 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시설의 현장검증을 주도한 바 있다.
김도형 기자, 연합뉴스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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