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간 페리 윌리엄 페리 전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왼쪽 두번째)이 22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개성/통일부 제공
올브라이트 소장 밝혀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지녔음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강하게 암시했다고 말했다고 21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방북 때) 김 부상한테 ‘몇몇 사람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더니, 김 부상은 ‘핵 능력을 증명한 국가가 이를 운반하는 수단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냐’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부상이 말한 핵탄두 운반 수단이란 오직 탄도미사일을 지칭한 것”이라며 “김 부상은 ‘우리가 지하에서만 뭔가 터뜨렸을 것으로 보느냐? 그냥 지하에서 뭔가 폭발한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부상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장착 능력을 완전히 확인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단호한 것이었다”며 “또 적어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를 운반할 수단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의 규모와 이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올브라이트 소장이 최근 북한은 기껏해야 연구소 또는 실험실 규모의 원심분리기 20기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면서 농축우라늄 의혹은 이라크에서의 미국 정부의 정보실패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한 데 이어, 비확산연구센터의 대니얼 핑크스톤 연구원도 “그들(북한)이 서너 개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고 몇 가지 연구를 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대량생산시설을 갖추고 운영한다는 것은 아마도 먼 장래의 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22일 보도했다.
또 조너선 폴락 미 해군대학 교수는 북한이 핵폭탄의 대체원료로 우라늄을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고 “아직까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면서, 다만 “북한이 오래 전에 이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연합뉴스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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