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8일부터 한·중·일 방문 후속대책 논의
북핵 2·13 합의 60일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북핵 초기조처를 가로막아온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법을 찾았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다. 이와 관련해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8일부터 한·중·일을 방문한다.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6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주간의 논의를 통해 비디에이 자금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통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비디에이 북한자금 송금 문제 해결 방안이 가닥을 잡은 상태에서 힐 차관보가 도쿄·서울·베이징을 방문해 관련국들과 북한 핵시설 폐쇄 등 후속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서 북한 대표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언제 이 방안으로 송금이 이뤄질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송금의 기술적인 문제는 마카오와 중국, 북한 당국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디에이 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 협상이 난관에 부닥친 상태에서 힐 차관보가 이번주초 뉴욕을 방문해 주유엔 북한대표부 김명길 정무공사와 극비리에 만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미국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극비리에 뉴욕을 방문해 김 공사와 담판을 통해 비디에이 해법의 큰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13 합의는 북한이 14일까지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기로 했으나, 북한이 선결 조건으로 요구한 비디에이 북한 자금의 송금 문제가 지연되면서 전망이 어두워진 상태였다. 미국이 찾았다는 해법을 통해 북한 돈의 송금이 실현된다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시작으로 북핵 폐기 초기조처 이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주 동안 베이징에서 비디에이 북한 자금 송금 문제로 씨름해온 대니얼 글레이저 미국 재무부 부차관보 일행은 이날 오후 베이징을 떠났다. 수전 스티븐슨 주중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핵 폐기 초기조처) 이행시한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글레이저 부차관보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부와 중국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중 북한대사관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돈을 송금할 기술적 해법을 찾기 위한 협의를 계속해 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박민희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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