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송전선로·평화변전소 준공식
개성공단에 21일 ‘평화의 빛’이 켜졌다.
이날 개성공단엔 10만㎾의 전력을 공급할 한국전력의 송전선로 및 ‘평화변전소’ 준공식이 열렸다. 이로써 1948년 5월14일 북쪽에서 남쪽 수색변전소로 보내는 송전선로를 차단하는 조처를 내린 이래, 남북의 송전선로는 59년 만에 다시 이어지게 됐다. 이제까지 개성공단 입주업체는 한전이 문산변전소로부터 전봇대 등 배전설비를 통해 보내는 1만5천㎾의 전력을 사용해왔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실제 가동하고 있는 업체는 23곳이지만 올해 말 1단계 단지공사가 마무리되면 모두 300여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10만㎾의 전력은 대구 성서공단이나 목포 대불공단이 사용하는 양과 비슷한 규모”라며 “이번 평화변전소에 변압기만 증설하면 최대 20만㎾의 전력공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 문산변전소부터 군사분계선을 지나 개성공단까지, 철탑 48기와 154㎸ 송전선로 및 154㎸ 옥외변전소 등이 들어선 구간은 불과 16㎞.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이 송전선로를 잇기까지 59년의 시간이 걸렸다.
총공사비 350억원이 투입된 이번 공사는 지난해 4월 분단의 역사를 상징하는 지뢰를 드러내는 일부터 시작됐다. 군병력 300여명이 투입돼 비무장지대 부근의 대전차 및 대인지뢰 15개를 제거해야 했다. 철탑 설치장소 주변이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월동지라서, 문화재청과 한국조류협회 등의 요청에 따라 애초의 철탑 설치 장소를 바꾸는 일도 있었다. 한전의 변전소는 이제까지 지명을 따는 게 관례지만 북한 지역에 위치하는 최초의 변전소라는 의미를 고려해 ‘평화변전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이윤성 국회 산자위원장 등 남북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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