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힐 차관보, 한·중·일 방문
북한이 2003년 초 재가동에 들어갔던 영변 5㎿ 원자로의 가동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사용후 연료봉을 뽑아내 재처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임을 뜻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영변 주변 핵시설의 동태를 감시해 온 정찰위성이 보내온 위성사진과 함께 원자로 시설 콘크리트벽의 온도와 보일러에서 나오는 수증기 발생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달 들어 원자로 가동을 멈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미국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미국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곧 한·중·일 세 나라에 보내 대책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이 덧붙였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이 5㎿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면서도, 정부는 이를 핵연료봉 교체 및 재처리로 판단할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힐 차관보의 세 나라 방문은 “차관보 취임 이후 예상됐던 것으로, 북한의 5㎿ 원자로 가동중단 문제에 대한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워싱턴의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앞으로 3개월 동안 (재처리를 위한) 영변 원자로의 연료봉 제거작업을 정기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이 작업이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에나 기존의 핵무기 폐기 논의를 하겠지만,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새로운 핵무기 증산은 동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지금부터 3개월 동안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제거작업을 벌이면, 이 작업이 끝나는 7월께부터는 다시 핵연료인 플루토늄 추출을 위해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갑절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해리슨 연구원은 “북한이 지금 원하는 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관계 정상화”라며 “6자 회담이 재개될 수는 있겠지만 북한 당국의 강조점은 여전히 북-미 직접대화에 있다”고 밝혔다. 리찬복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핵실험은 필요 없다. 그것 없이도 우리의 핵 억지력은 기능할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해, 아직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태호 기자 pcs@hani.co.kr
북한이 2003년 초 재가동에 들어갔던 영변 5㎿ 원자로의 가동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사용후 연료봉을 뽑아내 재처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임을 뜻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영변 주변 핵시설의 동태를 감시해 온 정찰위성이 보내온 위성사진과 함께 원자로 시설 콘크리트벽의 온도와 보일러에서 나오는 수증기 발생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달 들어 원자로 가동을 멈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미국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미국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곧 한·중·일 세 나라에 보내 대책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이 신문이 덧붙였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북한이 5㎿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면서도, 정부는 이를 핵연료봉 교체 및 재처리로 판단할 정보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힐 차관보의 세 나라 방문은 “차관보 취임 이후 예상됐던 것으로, 북한의 5㎿ 원자로 가동중단 문제에 대한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워싱턴의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이날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앞으로 3개월 동안 (재처리를 위한) 영변 원자로의 연료봉 제거작업을 정기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이 작업이 구체적으로 언제 시작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에나 기존의 핵무기 폐기 논의를 하겠지만,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새로운 핵무기 증산은 동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지금부터 3개월 동안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제거작업을 벌이면, 이 작업이 끝나는 7월께부터는 다시 핵연료인 플루토늄 추출을 위해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갑절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해리슨 연구원은 “북한이 지금 원하는 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한 관계 정상화”라며 “6자 회담이 재개될 수는 있겠지만 북한 당국의 강조점은 여전히 북-미 직접대화에 있다”고 밝혔다. 리찬복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핵실험은 필요 없다. 그것 없이도 우리의 핵 억지력은 기능할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해, 아직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태호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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