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무단으로 월북한 재미교포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28)씨가 북한 국경을 넘자마자 군인들에게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자유와 생명 2009'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박씨의 월북을 목격한 인물의 말을 인용해 "박씨가 얼어붙은 폭 30m 정도의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가자마자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한 눈보라가 쳐 확실치는 않지만 건너편에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로버트 박이 그 자리에서 체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박씨는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 카이산툰(開山屯)진에서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방원리로 들어갔으며 왼손에 성경책을, 오른손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찬송가의 가사를 출력한 종이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강을 건넜다.
박씨는 강을 건널 때 북한 사람들이 옷을 잘 못 입고 산다며 자신도 외투를 벗고 월북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박씨 월북 직후 "미국 정부는 국민의 보호와 안녕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으며 북한 언론은 이틀째 이 사건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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