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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분명 살아있을텐데…빨리 조처 취하라”

등록 2010-03-29 20:06수정 2010-03-29 23:03

29일 오후 2시22분쯤 임재엽 하사의 친구로 천안함 사고 현장에서 구조에 참여했던 홍웅(27)씨의 브리핑을 듣기위해 강당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이 신속한  실종자들의 신속한 구출을 하라며 군에 강하게 항의하고있다.
29일 오후 2시22분쯤 임재엽 하사의 친구로 천안함 사고 현장에서 구조에 참여했던 홍웅(27)씨의 브리핑을 듣기위해 강당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이 신속한 실종자들의 신속한 구출을 하라며 군에 강하게 항의하고있다.
생존 한계시간 다가오자 한숨이 울부짖음으로

‘연평해전’ 박경수 중사 부인 “남편 살아있다”

가족들 대책협 꾸려…매시간 브리핑 등 요구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동원예비군 안보교육관 2층에서 열린 해군의 브리핑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손정목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소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실종자 구조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없다”고 말하다가 가족들에게 몰려 강당에서 쫓겨났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을 불러오라”, “진실이 알고 싶다”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실종자 가족 2명은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동엽(23) 상병 아버지 안시영(58)씨는 “한계 시간이 69시간이라고 하는데 피가 마른다. 빨리 무슨 조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실종된 젊은이들의 대다수는 성실하고 평범한 20대들이었다. 그는 “아들은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해군에 입대해 이발병으로 근무했다. 온순하고 착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침몰 사고 때 살아남은 한 병사는 안씨를 붙잡고 ‘안 상병이 근무하던 이발소는 뱃머리 쪽에 있는데, 안 상병이 밤에 텔레비전을 보러 배 뒤쪽으로 갔다가 나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아들이 지난 설에 5박6일의 첫 휴가를 나왔는데, 어떻게 첫 휴가가 마지막 휴가가 되냐”며 눈물을 뿌렸다.

평택 2함대 임시숙소에서 대기중인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자체적으로 ‘실종자 가족 대책협의회’를 꾸렸다. 가족들은 김선호 일병 가족 등 6명의 대표단을 뽑아 △매 시간 구조활동 브리핑 △구조현장 확인을 위한 배편 제공 △회의장소 마련 등 건의사항을 군 쪽에 요구했다.

가족들은 해군이 바다에서 왜 그렇게 무력한지 이해하지 못했다. 해군은 “물이 탁하고, 물살이 빨라 구조 작업이 쉽지 않다”는 자신들의 설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구조에 참여했던 민간인까지 불러 설명을 계속했다. 민간인으로 29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수중카메라로 현장을 확인한 김용광 아인네트 일렉트로닉스 대표는 “파도가 높고 물이 시커메 무서웠다. 50㎝ 앞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으로 위장해 정보수집 활동을 하던 평택경찰서 형사 3명은 이날 오후 5시 반께 가족들에게 들통이 나서 강당에서 쫓겨났다.

2002년 연평해전에 참전했던 박경수 중사의 부인은 “남편은 분명 살아 있다”며 애써 자신감을 내비쳤다. “침몰 이후 배꼬리가 떠내려갔다면 안에 공기가 차 있었다는 뜻이 아니어요? 분명히 안에 사람이 살아 있는데…”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박 중사와의 사이에 여섯살 난 딸 하나를 두고 있고, 이번 훈련이 끝나면 오래 미뤄온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부산 출신인 이상준 하사 사촌형 상훈(47)씨는 “동생이 대학 1년을 마치고 군에 지원했다”며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불투명해 직업 군인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태석 중사의 누나 김효순(52)씨는 교육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이었다.

평택/김경욱 길윤형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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