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계함인 천안함의 침몰 사고 지역 수중 사진을 들어 보이며 캄캄한 수심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천안함, 폭발과 함께 바로 기울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천안함 폭발 당시 상황을 상세히 묘사했다. 천안함 함장은 함미에 있던 승조들에게는 이함(배에서 탈출)명령을 내리지 못했다고 김 장관은 전했다.
천안함은 26일 밤 9시25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음과 함께 곧바로 기울었다. 폭발의 위치와 원인도 확인할 틈이 없었다고 한다. 폭발음에 이어 천안함 내부는 축전지로 가동되는 비상등을 제외한 모든 전원이 끊겼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천안함은 빠른 속도로 오른편으로 기울어갔다.
당시 함장도 함장실에 있다가 넘어졌고, 나중에 보니까 90도로 넘어져 출입구가 천장에 가 있었다고 김 장관은 전했다. 전원이 끊기면서 축전기로 작동하는 5대의 통신기 외에 18대의 통신시설도 무용지물이 됐다. 함장은 휴대전화로 상황을 상급부대에 알렸고, 이후 축전지로 가동되는 이동식 비상용 무전기로 2함대사령부와 교신했다.
그러나 함장은 함미에 있던 승조원들엔 이함 명령조차 내리지 못했다. 정전이 되더라도 작동하는 종과 기적,음성전달관 등 재래식 통신장치마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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