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트위터로 선전…남 접속차단 ‘진땀’

‘우리민족끼리’ 계정 만들어
‘로동신문’ 논설 등 링크해놔
미 “네트워킹세계 진입 환영”

최근 북한이 트위터와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체제 홍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쪽의 새로운 선전 공세에 곤혹스러워하는 반면, 미국은 북쪽의 트위터 개설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에는 지난 12일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민족끼리’(twitter.com/uriminzok) 계정이 생겨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누리집 ‘우리민족끼리’의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18일 현재 이 계정을 등록한 사람(팔로어)은 6000여명이며, 북한 조평통이 발표한 담화와 <로동신문>의 논설 등 14개의 글이 링크 형태로 올라 있다. 트위터를 통해 접속되는 우리민족끼리 누리집에서는 트위터와 유튜브 계정개설 사실이 공지돼 있고, 인터넷 접속차단을 우회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내려받을 수 있게 돼 있다.

통일부 쪽은 “해당 트위터 계정은 북쪽 우리민족끼리가 개설해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짙지만 확증할 길이 없어 관계기관에 진위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대해 국가보안법상의 불법정보 사이트로 판단해 접속을 차단해 왔다.

그러나 트위터는 기존의 인터넷주소(url)와 달리 모바일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접속 차단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우며, 이는 이란·중국 등에서 당국의 검열을 뚫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방통심의위의 한명호 팀장은 “경찰이나 국가정보원이 트위터 계정을 북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해 차단을 요청하면 폐쇄할 방침”이라며 “이 경우 해당 트위터의 내용을 전달(RT)하는 행위도 국가보안법 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민족끼리’ 트위터 계정은 개설 초기에는 국내에서 접근이 차단된 콘텐츠를 올려 홍보했으나, 18일부터는 인터넷 단축주소를 사용하는 등 국내 접속이 가능한 ‘우회경로’를 개설하며 남한 당국과 숨바꼭질에 나선 상태다. 방통심의위 쪽은 “새로운 우회경로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필립 크라울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각) 북한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홍보전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트위터와 네트워킹된 세계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크라울리 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트위터에 가입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트위터 가입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은 뒤 “은둔의 왕국이 하룻밤에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일단 한번 테크놀로지가 도입되면 폐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