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영결식이 평양에서 열린 28일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이 김일성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조선중앙TV>촬영
‘김정은 체제’ 안착될까
“1년안 주요직위 승계”…경제난 등 난제 첩첩
남북관계 깊은 불신…불협화음 낼 가능성
“북미관계도 벽 많다…핵문제 강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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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과 함께 김정은 시대가 본격 개막됐지만, 아직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북한을 둘러싼 안팎의 현실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단기적으로는 체제를 안정시킬 것으로 전망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등 김정은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들도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체제에서는 대체로 유훈통치 기간이 짧고 이른 시간 안에 새로운 체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훈통치 기간을 4년이나 가졌던 때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방위원장, 군 최고사령관을 겸직하며 당·정·군을 장악하고 있었다. 반면 김 부위원장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이외의 직책을 맡고 있지 않아, 자신의 통치력을 관철할 시스템을 조속히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처럼 모든 준비를 거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늦어도 1년 정도면 자신의 체제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군 등 북의 최고권력을 장악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미 장례 기간 언론을 통해 ‘영도자’, ‘군최고사령관’, ‘21세기의 태양’ 등 김정일 위원장에게 붙여진 호칭을 받았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중에 최고사령관과 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등 주요 직위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내부 권력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고 나면 최대 우방인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북한의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조기에 중국과 기존의 우호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도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이 물러나고 시진핑 부주석 등 이른바 5세대 지도자들이 등장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새 지도부의 정상외교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월에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최고인민회의를 치르고 난 뒤 중국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 혈기방장한 20대 국가 지도자가 험난한 과제들을 잘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낙관과 우려가 엇갈렸다. 김용현 교수는 “나이가 젊기 때문에 본인도 신중하게 처신할 것이고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받쳐주면 권력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나이가 중요하지는 않다”면서도 “워낙 아버지의 유산들이 난제들이어서 과연 잘 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김 부위원장이 북 주민들의 마음과 팔로어십(충성·지지)을 얻을지를 놓고서는 집권 초기의 경제 성과가 중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 수준에 따라 주민들의 지지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도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선군영도와 경제문제를 잘 조정해야 현재 관망중인 주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남북관계의 경우 이명박 정부와의 불신이 깊어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조의 표시 때 지도자-인민 분리한 것, 천안함·연평도 책임을 김 위원장에게 떠넘긴 것 등에 대해 북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내년 남쪽에서 선거가 있기 때문에 이 정부에 도움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도 “이 정부가 조문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것이라는 상식을 도외시했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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