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체·유도장치 핵심기술 비슷
로켓에 핵·화학탄두 실으면
장거리 미사일로 활용 가능
로켓에 핵·화학탄두 실으면
장거리 미사일로 활용 가능
‘은하3호’ 발사성공 의미
* ICBM : 대륙간탄도미사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가 12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600여㎞를 날아, 탑재한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500여㎞ 높이의 우주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로써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확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은 물론, 세계 10번째로 자력위성발사 국가 대열에 들었다.
은하 3호는 오전 9시49분46초 북한 동창리 발사장을 떠났다. 2분42초 만에 98㎞ 상공까지 치솟은 뒤 1단 로켓이 분리됐다. 이때의 추진력에 힘입어 1분 만에 백령도 상공을 지났고, 다시 4분58초 뒤엔 1357㎞를 날아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했다. 1단 로켓은 동창리 남방 45㎞ 지점에서 분리돼, 변산반도 서쪽 해상에 4조각으로 나뉘어 떨어졌다. 페어링(덮개)은 제주 서쪽 해상에 역시 4조각으로 낙하했다. 2단 로켓은 동창리에서 2600여㎞ 떨어진 필리핀 동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 2호기는 은하 3호 발사 9분27초 만인 9시59분13초에 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통신은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은 97.4도 궤도 경사각으로 근지점 고도 499.7㎞, 원지점 고도 584.18㎞인 극궤도를 돌고 있으며 주기는 95분29초”라고 전했다.
은하 3호는 3단으로 구성된 로켓이다. 1·2단은 탑재체를 멀리 높은 고도까지 실어나르는 추진력을 부여한다. 3단은 마지막 순간 인공위성 같은 탑재체를 정상 운동궤도에 진입시키는 구실을 한다. 미국 합동우주관제센터(JSpOC)는 은하 3호에 실린 인공위성 ‘광명성 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확인했다. 3단 또한 정확하게 작동·분리됐음을 말해준다.
단 분리 기술은 장거리 로켓의 핵심 기술이다. 북한은 이 문제를 풀지 못해 그동안 5차례 장거리 로켓 시험에서 모두 실패했다. 1998년 8월 ‘광명성 1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백두산 1호’(미국명 대포동 1호)는 3단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2009년 4월 ‘은하 2호’도 3단 분리에 실패했고, 지난 4월 ‘은하 3호’는 1단 분리 실패로 발사 2분15초 만에 공중폭발했다.
단 분리 성공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핵심 기술 하나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장거리 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추진체와 유도조정장치 등의 핵심 기술이 유사하다. 로켓이냐 미사일이냐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추진체에 무엇을 싣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군 당국은 본다. 로켓에 인공위성 대신 핵 또는 화학 탄두를 탑재하면 미사일로 활용할 수 있다.
사거리 5500㎞ 이상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보는데, 군 당국은 이번에 성공한 ‘은하 3호’의 사거리를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1만3000여㎞로 추정하고 있다. 2단 로켓 분리 지점(2600여㎞)에 비슷한 낙하거리를 더한 것(5200여㎞)보다 사거리를 길게 잡는 것은 주로 발사 각도 차이 때문이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로켓을 수직으로 쏜다. 미사일은 수직에서 약간 기운 각도로 쏘아 올려 이동거리가 더 길다. 미사일로 쏠 경우 3단 로켓도 위성 궤도진입이 아닌 사거리 연장에 활용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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