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95년 해군의 프 미사일 도입때
감사원, 김 후보 비리혐의 적발
청문회서 당시 사건 추궁받자
“사유 제시해 무혐의 처리됐다”
감사원, 김 후보 비리혐의 적발
청문회서 당시 사건 추궁받자
“사유 제시해 무혐의 처리됐다”
* 미스트랄 : 프랑스산 대공유도미사일
김병관(65)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995년 우리 해군의 프랑스산 대공유도미사일 미스트랄 도입과 관련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요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후보자는 무기 도입 핵심 부서인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과장(대령)으로 근무했다.
9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1995년도에 프랑스산 중거리 미사일과 관련해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요구를 받으신 바 있지요”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감사원이 비리를 발견했다고 하는 혐의를 가지고 국방부 장관께 (3명을) 처벌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내려온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감사원은 ‘계급 강등’ 수준의 징계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트랄 미사일은 주로 육군에서 사용하는 무기여서 해군이 이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진성준 의원은 “당시 해군 쪽에서는 함상 적응시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수동식 조작이 현대화된 해군 무기체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제출했고, 감사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도입 과정에 예산 낭비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징계 요구를 했다. 미스트랄에 대해서는 당시 해군에서 소요제기가 없었고, 오히려 해군 조함사업단장이 도입에 반발하다 보직해임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국방부 장관이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감사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대응하라’ 해서 사유를 적어 다시 제시했다. 그 뒤 징계를 안 받고 무혐의로 처리됐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감사원이 (김 후보자 등이 낸) 재심의 청구를 받아들였고, 국방부는 징계위원회를 열 필요도 없다고 보고 무혐의로 판단했다고 당시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해도 대부분은 기각된다. 감사원의 처분 요구(징계 등)가 취소되는 일은 거의 없다. 문서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한 1995년 감사 결과는 정부기록보존소에 이관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역대 무기 관련 비리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인 1993년 율곡사업 비리와 관련해서도 감사를 받은 바 있고, 최근에는 K-2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 수입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고문을 맡은 외국 무기 중개업체 유비엠텍이 43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진성준 의원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징계 요구를 받은 후보자가 전역 후 외국 무기 중개업체 고문으로 활동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연간 10조원에 이르는 무기 도입 예산을 로비스트 활동 의혹을 받는 후보자에게 맡기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김규원 기자 haha@hani.co.kr
■ 징계요구 받은 미스트랄은? 1977년 개발 휴대용 미사일…1발 1억2천만원
해상에서 쓰인적 없어…한국, 고속정에 배치 미스트랄은 유럽의 다국적 기업 ‘엠비디에이(MBDA) 미사일시스템’이 생산하는 적외선 유도방식의 휴대용 미사일이다. 1977년 프랑스에서 개발을 시작해 1988년부터 프랑스 육군과 공군에 실전배치됐고, 우리나라에는 1992년 처음 도입됐다. 최대 유효 사거리 5.3㎞, 가격은 1발에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실전에서 약 2000발이 사용돼 95% 이상의 명중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함정 탑재형으로 도입했으나, 해상용으로 쓰인 전례가 없고 해군의 소요 제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군은 울산급 호위함(2000t)과 포항급 초계함(1220t)에 미스트랄을 배치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북의 공기부양정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방식으로 고속정에 배치해 운용중이다. 미스트랄 도입 이후 국내에서도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인 ‘신궁’을 개발했다. 신궁은 미스트랄보다 6㎏ 더 가볍고 사거리도 1㎞ 정도 더 길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 징계요구 받은 미스트랄은? 1977년 개발 휴대용 미사일…1발 1억2천만원
해상에서 쓰인적 없어…한국, 고속정에 배치 미스트랄은 유럽의 다국적 기업 ‘엠비디에이(MBDA) 미사일시스템’이 생산하는 적외선 유도방식의 휴대용 미사일이다. 1977년 프랑스에서 개발을 시작해 1988년부터 프랑스 육군과 공군에 실전배치됐고, 우리나라에는 1992년 처음 도입됐다. 최대 유효 사거리 5.3㎞, 가격은 1발에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실전에서 약 2000발이 사용돼 95% 이상의 명중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함정 탑재형으로 도입했으나, 해상용으로 쓰인 전례가 없고 해군의 소요 제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 현재 해군은 울산급 호위함(2000t)과 포항급 초계함(1220t)에 미스트랄을 배치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북의 공기부양정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방식으로 고속정에 배치해 운용중이다. 미스트랄 도입 이후 국내에서도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인 ‘신궁’을 개발했다. 신궁은 미스트랄보다 6㎏ 더 가볍고 사거리도 1㎞ 정도 더 길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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