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첫날인 7일 오전 훈련에 참가한 한·미 해병대원들이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작전지로 이동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한·미 최대 연합훈련
북 3주째 위협수위 높여
“핵 타격 수단 발사 대기”
국방부도 기세싸움
“경거망동하면 가차없이 대응”
주한미군 `‘톤 다운’ 나서
“1년전부터 계획…연례적
현 정세와 무관한 훈련”
정부 ‘무력시위’ 주장과 결 달라
북 3주째 위협수위 높여
“핵 타격 수단 발사 대기”
국방부도 기세싸움
“경거망동하면 가차없이 대응”
주한미군 `‘톤 다운’ 나서
“1년전부터 계획…연례적
현 정세와 무관한 훈련”
정부 ‘무력시위’ 주장과 결 달라
한국과 미국의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첫날인 7일, 북한이 “선제공격”, “핵 타격 수단 발사 대기” 등을 거론하며 강력 반발했다. 국방부는 “경거망동하면 가차없이 대응”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훈련 첫날부터 남과 북의 날선 ‘말대포’로 긴장이 한껏 고조되자, 미군 쪽은 “이번 훈련은 매년 하는 통상적 훈련”이라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북한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수작전’도 실시한다는 언론 보도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수뇌부와 ‘제도전복’을 노린 천인공노할 ‘참수작전’까지 실행하는 전쟁수행 방식으로 강행하기로 한 것은 사태의 엄중성을 배가해주고 있다”며 “총공세”, “선제공격적인 군사적 대응” 등을 경고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 수단들이 실전배비(배치)되고 아·태 지역 미제침략군 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타격 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시작으로 4~6일 정부 대변인 성명,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잇달아 내놓으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한·미 훈련 맞대응 측면도 있지만, 7차 당대회를 앞둔 내부결속 측면이 더 커 보인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스스로 파멸로 몰고가는 경거망동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하고 가차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남북 군사당국 간 기세 싸움이 과열 양상을 빚자 한·미연합사(연합사)와 주한미군이 ‘톤 다운’에 나섰다. 연합사와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한 훈련 관련 배경 설명 때 “이번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은 1년 전부터 계획된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연합사와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미군 병력 1만7천여명과 존 스테니스 항공모함 강습단, 한국군 병력 30만여명 등이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것은 맞다”면서도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현 정세와 무관한 통상적 훈련이다. 특별히 현 정세를 상정한 훈련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월18일 긴급 안보상황 점검 당정 협의회에서 이번 연합훈련은 “양과 질에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 의미가 부각돼온 분위기와 결이 다른 것이다. 강경한 대북 무력시위를 바라는 한국 정부와 지나친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 미국 정부 사이의 의미심장한 온도 차이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8일 오후 3시 독자적 대북 제재 방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할 대북 제재에는 5·24조치 등 기존의 제재를 강화하고 금융제재 대상 개인과 단체를 추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김진철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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