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서 국무위원회 위원에 올라
기존 쌍두체제 강석주·김계관에 견줘 고속 승격
국제사회 제재·압박 대응할 외교라인 힘실어주기
기존 쌍두체제 강석주·김계관에 견줘 고속 승격
국제사회 제재·압박 대응할 외교라인 힘실어주기
북한의 새로운 ‘대표 외교일꾼’으로 떠오른 리수용·리용호 쌍두 체제의 위상이 제7차 노동당대회(5월6~9일)와 제13기 4차 최고인민회의(29일)를 거치며 파격적으로 격상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의 제의에 따라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리수용 대의원, 리용호 대의원이 선거됐다”고 보도했다. 29일 최고인민회의의 헌법 개정에 따라 “국가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이 된 국무위원회의 구성원 12인(위원장·부위원장·위원)에 두 ‘대표 외교일꾼’이 포함된 것이다.
리수용·리용호의 당·국가직 격상 폭은 어지러울 정도로 가파르다. 리수용은 7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원,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 담당) 부장에 올랐다. 당대회 이전엔 당 중앙위 부부장 겸 후보위원이었다. 리용호도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 겸 중앙위원에 올랐다. 당대회 전에는 당 중앙위 후보위원이었다. 7차 당대회를 거치며 북한의 외무상은 리수용에서 리용호로 바뀌었다.
최근에야 북한의 ‘대표 외교일꾼’이 된 리수용·리용호의 이런 당·국가직은 1990년대 초반 이른바 ‘제1차 핵위기’ 때부터 사반세기 동안 북한 외교의 최일선을 지켜온 강석주·김계관 쌍두 체제보다 위상이 높다. 5월20일 숨진 강석주는 2010년에야 당 중앙위 정치국원에 올랐다. 와병 중인 김계관은 7차 당대회에서야 당 중앙위원이 됐다.
리수용·리용호의 당·국가직 격상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강석주·김계관 쌍두 체제의 퇴장이다. 둘째, 4차 핵실험 뒤 더욱 강화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 대응할 ‘외교력 강화’가 절실한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일꾼 힘 실어주기’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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