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왼쪽)이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옆에서 에스코트하던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부대사. 일본 (TBS) 방송 갈무리 연합뉴스
통일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이 동기”
태영호(55)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그 가족이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고 17일 통일부가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탈북 사실이 공개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은 1997년 탈북한 장승일 당시 주이집트 북한 대사다. 정 대변인은 “대사와 공사는 차이가 있겠지만,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위급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희 대변인은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 아래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탈북 동기와 관련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귀순은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는 희망이 없다, 또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지배계층이 내부 결속이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그런 판단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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