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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100년 만의 ‘최악’ 홍수에 시민들 “직접 돕자”

등록 2016-09-20 13:52수정 2016-09-20 14:26

홍수 피해로 냉해까지 우려…최악 사태 번질 수도
민간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 목소리 높아져
북한의 홍수 피해로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실종된 가운데,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시민들이 직접 돕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해 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6만8000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과 농지가 물에 잠긴 것은 물론, 도로와 철도 등이 무너지며 피해가 컸다. 겨울에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함경북도의 특성상, 곧 추위가 닥쳐오면 집을 잃은 이들이 겪을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홍수 피해 현장을 국제사회에 공개했으며 “이번 홍수는 해방 후 처음 있는 대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지난 7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수해로 완파된 집 앞에서 한 여성이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 상주 유엔 인도지원 기구 공동조사단제공
지난 7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수해로 완파된 집 앞에서 한 여성이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 상주 유엔 인도지원 기구 공동조사단제공
국제적십자연맹은 52만달러를 지원해 긴급 구호에 나섰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13일(현지 시각) 7일치 분량의 비스킷 등 긴급 구호식량을 북한 주민 15만명에게 지원했다. 그러나 당장 60만명이 식수 공급 문제 등에 직면해 있고, 겨울 동안 식량난도 심각해질 것으로 보여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유엔은 함경북도 지역 주민 14만3000명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데 2820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보고 국제사회를 상대로 모금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면서 이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는 한·미·일 외교장관이 만나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고강도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 쪽의 (수해 지원) 요청이 있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19일 밝혔다.

민간단체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을 한다고 해도,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은 북한의 수해 복구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북쪽과 접촉 허가를 내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했는데, 정부는 아직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북민협은 “직접 지원이 어려우면 국제적십자사 등의 기구를 통해 우회적인 지원을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홍수로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피해 복구 중인 주민들의 모습을 16일 방영했다. 사망·실종자를 포함한 인명 피해는 수백명에 달하며 주택·건물 등 수만채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홍수로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피해 복구 중인 주민들의 모습을 16일 방영했다. 사망·실종자를 포함한 인명 피해는 수백명에 달하며 주택·건물 등 수만채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허용돼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개별 모금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엄격하게 하더라도,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불교위원회는 17일 성명을 내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홍수 피해 구호를 위한 민간 차원의 지원 사업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재미동포 신은미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https://www.youcaring.com/north-korean-flood-victims-650750) 모금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쌀 15톤 분량을 지원할 수 있는 1만달러 모금을 진행 중이며, 20일 오전 10시 현재 3661달러가 모였다.

재미시민사회에서도 북한 수재민 지원 기금 모금이 진행 중이다. 재미탈북민연대는 누리집(nkinusa.org)을 통해 7000달러를, 워싱턴정토회는 페이팔을 통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 페이팔(paypal.com)에 접속한 뒤 수신인을 정토회 이메일(jtsamerica.ngo@gmail.com)로 지정하고 원하는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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