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장판과 의약품 등 보내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활동가 “겨울 오기 전 지원해야” 호소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활동가 “겨울 오기 전 지원해야” 호소
정부의 불허 방침에도 민간 차원의 대북 수해 지원이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 함경북도 수해 지역에 추위가 다가오자, 유엔 등 국제사회도 특별 예산을 편성하는 등 긴급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54개 대북 지원단체 연대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12일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해 국제적십자사(국적)에 지원금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원금은 모두 18만7000달러(약 2억1천만원)로, 북민협은 이 가운데 1차분인 10만달러를 이날 국적 쪽에 전달했으며, 18일까지 나머지 지원금도 보내기로 했다.
곽영주 북민협 운영위원장은 “수해 지역인 함북은 10월 중순이면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한반도 최북단 지역”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추위는 더욱 맹위를 떨칠 것이고, 취약계층은 갈 곳 없이 추위에 고통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곽 위원장은 “지원금이 수해지역 이재민들의 긴급구호에 필요한 천막과 식량 이외의 지원물품(NFIs)에 사용되도록 명시한 약정서를 국적과 체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로 창립 20돌을 맞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자체 모금을 통해 지난달 20일과 26일 두차례에 걸쳐 2800만원 상당의 밀가루와 라면을 자체 지원 창구를 활용해 수해지역에 보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같은 달 29일과 30일에도 살림집 복구를 위한 바닥장판과 필수 의약품 등 8천만원 상당의 물자를 지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내놓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례 인도지원 상황’을 보면, 10일 기준으로 함북 지역 수해로 갈 곳 없는 이재민은 6만9000여명이다. 함북 북부 6개 피해지역에서 긴급구호를 받고 있는 인원만 60만명을 넘는다. 이에 따라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에서 이번 수해로 가장 피해가 심한 회령시와 무산·연사군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500만달러의 예산을 편성했다.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파올로 파토리 세이브더칠드런 북한 담당 국장은 7일 자료를 내어 “10월 말이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내린다. 이 지역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험난하다”며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의 기상전문 매체 ‘웨더닷컴’의 예보를 보면, 함북 회령시의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다.
한편, 미국의 권위있는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12일 연례 보고서를 내어 “북한 전체 인구의 41.5%가 영양부족 상태”라며, 북한의 굶주림 지수가 조사 대상 118개국 가운데 21번째로 위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굶주림 지수는 국민의 영양상태와 발육부진 어린이 비율, 5세 이하 어린이 사망률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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