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원조 거부 움직임 우려스럽다” 북한인권특별조사관 문타폰
“북한 식량원조 거부 움직임 우려스럽다”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조사관이 지난 2일부터 방한해 탈북자(새터민)들의 직접 면담을 통해 북한 인권실태조사를 벌였다. 문타폰 조사관은 9박 10일의 방한 기간 동안 새터민 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서 새터민들을 직접 면담한 것을 비롯해 정부 당국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각종 학술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강행군을 한 뒤 11일 한국을 떠난다.
그는 북한이 바깥세상과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을 우선 걱정스러워했다. 지난 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비공개 북한인권국제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풍작을 이유로 국제인도주의 단체의 식량 원조를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북한은 군사 예산이 상당히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원조된 식량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열악한 경제 형편 때문에 어려움에 빠진 북한 여성과 아동 문제를 지적했다. 북한 여성 전체 ⅓이 영양실조와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어머니의 영양실조가 아이들에게도 이어진다는 점, 탈북 브로커들이 북한 여성을 인신매매하고 있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타이 쭐랄롱꼰대학 법학교수인 문타폰 조사관은 지난해 말 유엔인권위원회의 특별 결의로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됐다. 북한의 거부 반응으로 북한 현지 조사는 하지 못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북한에 납치됐던 일본인들을 만났고, 몽골에서는 몽골 국경으로 흘러드는 탈북자들에 대해 조사했다. 그는 이렇게 가능한 모든 간접조사로 파악한 바를 종합해 유엔인권위원회와 총회에 여러 차례 보고서를 냈다.
유럽연합이 이달 초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북한 인권 특별 결의안을 상정해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래서 문타폰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글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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