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중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9일 고위급 대표단으로 내려온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으로, 김 위원장의 직계 가족을 대표단에 포함시킨 파격적 결정에 눈길이 쏠린다. 김 부부장의 방남은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7일 오후 “북한은 금일 오후 통지문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며 “3명의 단원은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김일성 일가의 직계가 방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대표단은 동계올림픽 축하와 함께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쪽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환영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서, 노동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정부는 고위급 대표단이 남쪽에 머무는 동안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9일부터 2박3일간 남쪽에 머무를 예정인 김 부부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계기 정상외교 일정을 보면 10일에는 다른 정상회담 일정은 없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에 해당하는 김 상임위원장과 김 부부장 등 역대 최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는 만큼 정상회담에 준하는 예우를 한다면, 문 대통령이 이들을 초청해 오찬이나 만찬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부장의 방남 소식에 “진짜 실세가 내려온다고 봐야 한다”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보내는 것보다 적극적인 카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김영남 위원장 혼자 올 때보다는 훨씬 더 비중있는 역할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취지에 부합되게 노동당, 정부, 체육계 관련 인사로 의미있게 구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부장과 최 위원장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데다 최 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56호의 ‘여행금지’ 대상이기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북한이 보낸 명단에는 리택건, 김성혜 등 16명의 보장성원(행사 지원 인력)과 기자 3명도 포함됐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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