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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깜짝 제안’…문 대통령 군사분계선 함께 넘다

등록 2018-04-27 09:44수정 2018-04-27 21:22

[남북정상회담]
환한 웃음으로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 함께 넘어
김정은, 남한 땅 밟은 최초의 북 지도자
먼저 남쪽 건너온 김 위원장,
문 대통령도 군사분계선 넘을 것 권유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하면서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 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5센티미터 높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가 되돌아오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하면서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 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이 5센티미터 높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가 되돌아오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남쪽 ‘자유의집’ 을 뒤로 하고 북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오전 9시28분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여명의 경호원과 수행원과 함께 북쪽 판문각 앞 계단을 내려왔다. 계단 중간쯤에서 김 위원장은 수행원들을 뒤로 하고 혼자 성큼성큼 문 대통령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활짝 웃음이 서렸고, 두 팔은 힘차게 흔들렸다. 허리를 세우고 군사 분계선 앞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반갑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김 위원장도 이가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음지으며 손을 맞잡았다. 군사분계선 위로 두 정상의 손이 만났다. 따뜻한 담소가 오갔다.

환영 인사를 나눈 뒤 “오시는데 힘들지 않았느냐”고 문 대통령이 묻자,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는다. 이 역사적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렇게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주시니 정말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온 건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김 위원장은 “아이, 아닙니다”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두 사람은 손을 꼭 쥔 채였다. 이어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 문 대통령은, 몸을 살짝 돌려 왼손으로 군사분계선 남쪽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오실까요”하고 안내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를 가르던 군사분계선은 직사각형 모양의 돌로 만들어진 턱이 세워져 있었다. 군사분계선 남쪽은 자갈, 북쪽은 밝은 빛깔의 모래로 각각 바닥이 다르게 채워져 분절을 실감케 한다. 양쪽에는 군사분계선 위에 세워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티투(T2)와 티스리(T3)가 나란히 벽을 이뤄, 마치 작은 다리 같은 인상의 길목이다. 남쪽에서 바라보면 북쪽 연락사무소인 판문각이 보여, 각종 뉴스 배경으로도 익숙한 장소다.

문 대통령의 손짓을 본 김 위원장은 주저하지 않고 훌쩍 건넜다. 얼굴에는 미소를 띄었다. 두 정상은 판문각을 등지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녘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판문점 우리 쪽 구역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 대통령이 회담 장소로 이동하려던 찰나,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향해 북쪽 군사분계선으로 한번 더 건널 것을 제안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제안이었다. 문 대통령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응했다. 김 위원장이 오른손을 뻗어 문 대통령의 왼손을 잡았다. 두 정상은 함께 손잡고 나란히 북쪽 경계선을 넘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북쪽 구역에서 다시 한번 손을 맞잡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중간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밝은 분위기였다. 10여초간 북쪽 구역에 머무른 문 대통령은 다시 김 위원장과 손을 잡고 함께 남쪽으로 건너왔다. 이 ‘월경’은 문 대통령이 남쪽으로 건너온 김 위원장에게 “남쪽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그쪽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하고 말을 건네자,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지금 넘어가 볼까요?”하고 제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두 정상이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판문점 남쪽 차도로 이동하자,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와 환영하는 뜻의 꽃다발을 건넸다. 두 정상은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아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정상은 전통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걸어 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이동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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