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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문 대통령 ‘친서’와 트럼프 ‘메시지’…김정은 ‘결단’ 이끌까

등록 2018-09-04 15:44수정 2018-09-04 22:29

문 대통령 특사단, 5일 아침 평양행
①미국발 카드 있나 ②김정은 추가 결단?
③한국만의 창의적 대안 있을까
성패 가늠 최소 기준점은 ‘김 위원장 면담’
대북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민정수석, 김의겸 대변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최영애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국 민정수석, 김의겸 대변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단(특사단)이 5일 오전 7시30분 평양으로 떠난다. 아무도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낙관하지 못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가 시사하듯,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게 뒤엉킨 탓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치 ‘북남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앞길을 막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은 삼천리 강토를 두동강 낸 장본인”이라며 “우리 민족의 모든 불행과 고통, 피와 눈물은 미국이 빚어낸 재앙이고 수난”이라고 주장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좀체로 볼 수 없던 날선 비판이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상응조처를 둘러싼 북-미의 기싸움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한반도 정세의 진로가 안개속이다.

특사단은 평양에서 한반도 정세를 다시 진전시킬 동력원이 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특사단 방북의 성패는 세 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첫째, 특사단이 ‘미국발 카드’를 손에 쥐고 가느냐다. 미국 정부와 사전 조율된 미국 쪽의 대북 상응조처를 들고 간다면, 그것이 크든 작든 이번 방북은 성공 확률이 높다. 하지만 “미국발 카드는 없는 것 같다”는 게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단 방북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간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둘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추가 결단’ 여부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특사단을 맞아 ‘4월 남북정상회담, 비핵화 및 미국과 대화 의지 천명,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모라토리엄’ 등을 밝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추가 비핵화 조처를 밝힌다면, 꽉막힌 듯한 한반도 정세의 활로가 될 수 있다. 바람직한 시나리오인데, 이 또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대체적 전망이다. 새 판을 만들어가던 3월과 달리, 지금은 짜인 판에서 수싸움 와중에 난관이 조성된 터여서다.

셋째, 문 대통령의 ‘결단’과 정세를 추동할 한국만의 ‘창의적 대안’의 존재 여부다.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특사단이 빈손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무슨 뾰족수가 있겠냐”고 했다. 정세를 단박에 돌파할 묘수를 기대하지는 말라는 얘기다. 다만 문 대통령이 특사단을 통해 ‘9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김 위원장한테 밝힐 건 분명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부는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기대가 아닌 예상이다. 3월 특사단 방북 땐 김 위원장이 만찬을 겸해 4시간 넘게 함께했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도 마이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만나 대외 메시지를 내놓으리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특사단의 김 위원장 면담이 성사되면, 귀환 뒤 ‘정의용·서훈 특사’를 바로 미국에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한테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대미 설득 외교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정은-트럼프 간접 대화’를 주선하겠다는 뜻인데, 문 대통령이 특사단 방북 카드를 꺼내든 숨은 핵심 이유다. 이런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특사단 방북의 성패를 가늠할 최소치는 ‘김정은 위원장 면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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