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펴낸 <2018 국방백서>에 도표로 제시된 ‘북한이 개발 또는 보유 중인탄도미사일 종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한 신형 고체연료형 탄도미사일 그림(왼쪽 두번째)이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미사일과 많이 닯았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발사한 것과 비슷한 형태의 단거리 미사일을 국방부가 ‘고체연료를 쓰는 신형 탄도미사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두 미사일이 동일한 것인지, 나아가 탄도미사일인지는 비행특성과 사거리, 속도, 고도 등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국방부가 지난 1월 펴낸 <2018 국방백서>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운용하는 전략군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북한이 개발 또는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 14종을 그림과 함께 사거리별로 분류한 도표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 도표에서 북한이 최근 잇따라 발사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미사일을 스커드B, 스커드C와 함께 단거리 탄도미사일(300~1000㎞)로 표시했다. 이 미사일에는 ‘신형(고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스커드와 다른 형태의 미사일이며, 고체연료를 쓴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 사진.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을 때 연결고리가 떨어져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국방백서에 표기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그림은 북한이 발사 다음날 공개한 사진 속의 미사일과 많이 닮았다. 탄체 중간에 미사일을 지지하는 연결고리가 표시돼 있고, 엔진 부분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점화돼 하늘로 치솟을 때 연결고리가 떨어져나가는 모습이 나온다. 날개도 선명히 보인다. 이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2월8일 북한군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스칸데는 정점고도에서 급강하한 뒤 수평비행을 하다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낙하하는 등 복잡한 비행 궤적을 갖고 있어 요격하기가 까다로운 미사일로 꼽힌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5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에서 발사하면 남쪽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스칸데르도 기종이나, 비행방식에 따라 이 정도의 거리를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의 길이는 스커드 B나 C보다 작은 7m 정도로 알려졌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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