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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외무성 미국국장, 북·미 협상 재개 ‘3대 조건’ 제시

등록 2019-06-27 12:39수정 2019-06-28 08:12

권정근 미 담당 국장 ‘담화’ <조선중앙통신> 보도
협상 자세·말 통하는 사람·온전한 대안 3가지 꼽아

남쪽 향해선 “북-미 협상 참견할 문제 전혀 아니다”
“남조선 당국 통하는 일 절대 없을 것” 이례적 비난

북한 외무성의 미국 담당 국장이 북·미 협상이 재개되려면 ‘3가지’가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미 대화는 남쪽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27일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되여 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며 ‘3가지 조건’을 거론한 개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미국이 취한 입장을 바꾸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강경론자들의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26일엔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이라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조선중앙통신>으로 공개됐다.

담화는 북한의 입장 발표 형식 가운데 언론매체 기자와의 문답보다는 수위가 높고, 성명보다는 한 단계 수위가 낮다. 하노이 정상회담 뒤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대미 메시지를 냈던 적(4월18일)이 있지만,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국장은 “미국이 말로는 조미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적으로 우리는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며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은 연말까지”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밝힌 대미 협상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으로, 협상 재개에 필요한 ‘3가지’(제대로 된 협상 자세, 말이 통하는 사람, 온전한 대안)를 새로 적시한 대목이 눈에 띈다.

권 국장은 ‘외무성 미국 국장’이라는 직함에 걸맞지 않게 이례적으로 남쪽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저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면 되는 것인만큼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또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남쪽의 도움을 받을 일은 없으며, 현재 남북 당국 차원의 대화는 없다는 주장이다. 일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9일 방한을 앞둔 상황에서 대남 압박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논리상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미 정상의 ‘공동 여정’으로 진행돼온 한반도 평화 과정의 근본 흐름에 대한 부정이어서 북쪽의 의도가 주목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공개된 <연합뉴스> 등 세계 6대 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미 정상이 함께 걷는 긴 여정”이라며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남북 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차질없이 이행해나간다는 입장이며 이러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아울러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찰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발언이 센 측면이 있는데, 발언의 주체가 미국 담당 국장이라는 면에서 메시지의 주 대상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북한은 남북관계에 대해서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해결하자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는데, 그런 연장선에서 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노지원 이제훈 기자 zon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문정인 특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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