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한 쪽을 살펴보고 있다. 파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30일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용점퍼가 아닌 일반 양복 수트 차림으로 판문점을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군사분계선에서 25미터 거리에 위치한 미군부대 캠프 보니파스에 있는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했다. 판문점 인근의 오울렛 초소는 북한 접경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관측 초소다. 이날 초소에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트 차림이었다. 지금까지 DMZ를 찾았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DMZ를 방문할 때 소위 ‘보머재킷’(bomber jacket)이라고 불리는 군용점퍼를 입었던 것과 달리, 평상복을 착용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과거 DMZ를 찾았던 빌 클린턴, 조지 W.부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들은 모두 보머재킷을 착용했다. 우리에게는 ‘에비에이터 재킷’ 즉 항공점퍼로도 알려져 있는데, 세계대전 당시 항공사들이 입던 군복에서 비롯됐다. 가죽 소재나 내화 소재로, 하단은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조여들게 되어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30일 오전 “오늘 보머재킷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을 볼 준비가 됐나?”며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보머재킷을 입고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던 사진을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군용쌍안경 등을 사용하지 않은 채 문 대통령과 함께 자연스럽게 북한 지역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주로 수트를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예정된 상태여서 수트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DMZ를 방문하면서 군용점퍼를 입지 않은 미국 정상의 모습은 그만큼 적대적인 긴장 관계를 누그러뜨리는 제스추어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행한 문 대통령도 역시 양복 수트 차림이었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 소속 백악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오늘 보머재킷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을 볼 준비가 됐나?”며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보머재킷을 입은 사진을 올렸던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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