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5일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 군 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군 소식통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묻는 말에 “(군 당국이) 여태까지는 기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요격 능력만 점검했는데 이번 북한의 미사일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다. 당연히 (군이) 보완책 검토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러한 형태의 미사일이 남쪽으로 날아올 경우 한·미 군 당국의 자산으로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고 필요하면 기존 전력화 계획을 앞당기거나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와 한미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는 모두 북한이 시험 발사한 이번 미사일이 “새로운 형태”라는 점을 인정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이번 미사일 발사 같은 경우 (지난 5월과 달리) 두 발 다 성공해서 명확한 사거리가 나왔다”고 확인했다. 북한은 지난 5월4일과 9일에도 비슷한 유형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사거리가 240㎞, 270㎞, 420㎞ 등으로 불규칙했다. 하지만 이번 발사에서는 두 발 모두 일관되게 고도 50여㎞로 600여㎞를 날아갔다. 북한이 이번에 쏜 ‘KN-23’ 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으로 보이지만 최대 사거리가 500㎞라고 알려진 러시아 미사일보다 비행거리가 월등히 길어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군 당국은 남쪽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에서 요격까지 할 수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수정·보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군 정찰위성이나 장거리 탐지레이더, 이지스 구축함용 대공미사일인 사거리 500㎞ 이상 SM-3, 탄도탄 요격용 철매-Ⅱ 등의 조기 전력화에 예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북한이 활용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처럼 움직이는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미국의 정찰 자산 ‘조인트 스타스’(J-STARS)급의 조기경보통제기나 ‘이동식 발사차량 킬러’라고 불리는 ‘SDB-Ⅱ’ 소형 정밀폭탄 등의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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