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실시된 독도 방어훈련 모습. 해군 특전대대(UDT) 요원과 해경 특공대원들이 독도에서 외부인의 독도 기습상륙 상황을 가정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국방부 제공
군이 올해 독도 방어훈련을 이달 중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독도 방어훈련은 통상적인 것이지만,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터라 이달 중 실시될 경우 특별한 의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달 15일은 광복절이고, 24일은 정부가 파기를 검토하고 있는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 여부를 통보하는 시한이다.
독도 방어훈련은 통상 전반기와 후반기에 한차례씩 진행됐으나, 최근엔 특별히 시기에 얽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6월18∼19일과 12월13∼14일 각각 훈련이 진행됐다. 독도 방어 의지를 과시하고, 외부세력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와 군은 애초 이 훈련을 6월 중 실시하려 했으나,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한-일관계가 경색되자 시기를 저울질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 4대가 동해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넘어오고,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까지 침범한 상황도 이 훈련의 실시 검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관계를 고려해 훈련 시기를 미뤄왔지만, 독도 영공이 침범당하는 등 안보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더는 훈련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도 방어훈련에는 지금까지 한국형 구축함(3200t급) 등 해군과 해경의 함정과 P-3C 해상초계기, F-15K 전투기 등 항공기가 참가했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전력이 참가하지만, 훈련 시나리오는 한층 공세적으로 짜일 것으로 보인다. 2017년 2월 첫 작전 배치된 와일드캣 해상작전 헬기가 투입될지도 관심사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가 동원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독도 방어훈련 때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지난해 12월 독도 방어훈련 때는 외무성을 통해 훈련 중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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