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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외무성 “군사 위협 동반 대화에 흥미 없다”

등록 2019-08-22 09:33수정 2019-08-22 20:10

한·미 동시 겨냥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대화·협상 통한 평화적 해결” 방침 재확인도
한-미 군사 행보 제어 포석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 쉽지 않을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새무기 시험 사격’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새무기 시험 사격’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이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22일 ‘대변인 담화’(담화)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해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이렇게 주장했다.

6·30 판문점 만남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북-미 실무협상이 조기에 재개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상 의지를 강조한 데 대한 부정적 답신의 성격을 지닌다. 한반도 정세에 밝은 고위 소식통들은 북-미 협상이 29일로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회의 뒤에는 열리지 않겠느냐고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전망해왔다.

담화는 한국과 미국을 모두 겨냥했다. 한국을 향해선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을 두고 “북남공동선언들과 북남군사합의서를 정면부정하는 엄중한 도발”이라 비난했다. 아울러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당국자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를 적라라하게 드러내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대통령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실상 북한을 향해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이행하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의 노력까지 함께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 대목을 겨냥한 것이다.

담화는 “미국이 지역의 군비경쟁과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최대로 각성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중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18일)와 대만에 F-16 전투기 판매 결정, 한국의 F-35A 반입 등을 사례로 들었다.

담화는 이를 두고 “신랭전을 불러오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들”이라 규정했다. 담화가 미국이 대만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사실까지 문제삼고 있는 점에 비춰, ‘중국’ 변수까지 시야에 뒀으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담화는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적대행위”가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해 심고(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의 요점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전략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한 뒤 당장은 한국·미국과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첨단 무기 반입, 미국의 동북아에서의 공격적 군사 행보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대응으로 풀이된다. 하노이 회담 이전의 ‘경제 대 안보’ 협상 틀과 달리 ‘안보 대 안보’ 틀로 협상 판을 조정하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는 해석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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