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시도한 ‘K-6 중기관총 원격 발사’ 실패하자
K-3 경기관총까지 동원해 30발로 대응
군 ‘과잉대응’ 논란도 일듯
K-3 경기관총까지 동원해 30발로 대응
군 ‘과잉대응’ 논란도 일듯
이달 초 최전방 지피(GP·경계초소)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총격에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K-6 중기관총 원격 발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던 사실이 11일 뒤늦게 알려졌다.
군은 이러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의 추가 대응이 없는데도 두 차례에 걸쳐 북한군 총격의 7배가 넘는 대응 사격을 했다.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군이 북한군 총격에 1차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애초 쏘려던 K-6 중기관총(12.7㎜)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당일 오전 남쪽 지피에 북한군의 14.5㎜ 고사총 4발이 날아와 지피 바깥벽을 맞혔다. 그로부터 30여분 뒤 지피 현장을 화면으로 지켜보던 상황실에서 원격 장치로 북한군 총과 비슷한 화력인 K-6 중기관총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사에 실패한 것이다.
군은 부랴부랴 K-3 경기관총(5.56㎜) 10여 발을 일단 쐈고 3분 뒤 다시 다른 K-6 중기관총을 수동으로 작동시켜 북한 지피를 향해 10여 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군의 원격사격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군 대비태세에 허점이 발견됐을 뿐 아니라 북한군이 쏜 4발에 대해 군이 중기관총, 경기관총을 동원해 30발에 가까운 사격을 한 셈이라 ‘과잉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을까 봐 어떻게든 K-6 중기관총으로 대응하려 하지 않았겠느냐”며 “현재 유엔군사령부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유엔사가 한국군의 과한 조치를 지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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