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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국이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 ‘B-52’ 띄운 이유

등록 2020-06-21 17:00수정 2020-06-21 18:13

뉴스분석미 한반도 주변 전략자산 전개 배경

“B-52H 공개는 의도적…대북 무력 시위 차원“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열리면
남북관계 2017년으로 돌아갈 공산 커

한-미 국방장관 6월 중 화상회의 열어
후반기 연합훈련 방식 등 논의할듯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17일(현지시각) B-52H 두 대가 미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동해상에서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장거리 호위 및 요격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트위터 갈무리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17일(현지시각) B-52H 두 대가 미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동해상에서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장거리 호위 및 요격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트위터 갈무리

미국이 대표적 핵 전략 자산인 ‘B-52H’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주변에 전개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공식 누리집에 B-52H 두 대가 미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동해상에서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장거리 호위 및 요격 훈련을 한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이 전날인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미-일 연합군사훈련이 이뤄졌고, 이 훈련에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B-52H 전략 폭격기가 동원된 사실을 미국 군 당국이 직접 밝힌 것이다. 동맹국인 미-일 군 당국은 연중 내내 짜여진 계획에 따라 연합 훈련 등을 실시하지만 훈련 사실과 내용을 매번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19일에는 미 공군의 B-52H 두 대가 일본 열도 북쪽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17일 북한군 총참모부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에 연대급 부대, 화력구 분대 전개 △비무장지대 민경초소(GP·감시초소) 재진출 △서남해를 포함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 증강 △경계근무를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 △접경지역 군사훈련 정상적 재개 등 각종 군사 조치를 예고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이다. 전략자산을 전개하더라도 위치식별장치를 끄는 등의 방식으로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등에 노출되는 일을 막을 수 있는데, 미국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1일 군 소식통은 <한겨레>에 “이번에 미-일이 (B-52H 가 동원된) 훈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또 이틀 뒤에는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가 전략자산 전개 사실을 포착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미국이) 대북 무력 시위 차원에서 (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을 향해 “자중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은닉할 수 있는데 안 한 건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은 18일(현지시각) 전화 간담회에서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과 맞물려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및 전략자산 전개를 검토하는 게 있느냐’는 물음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래에 이뤄질 결정들에 대해 앞서나가길 원하지 않지만, 이것은 동맹으로서 한국 국민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연합 억지력 및 방위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과 지속해서 이야기하는 바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대북 경고 차원에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한-미 군 당국은 비핵화를 위한 북-미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 조정해 진행했다. 한-미가 2018년부터 지난해 ‘을지프리엄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해 ‘키리졸브’, ‘독수리훈련’ 등 기존 대규모 연합훈련을 폐지하고 그 대신 전반기에 그 기간과 규모가 대폭 줄어든 ‘동맹 19-1’, 후반기에 ‘연합지휘소훈련’ 등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남북, 북-미 관계 개선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2018년 이후엔 미 전략자산은 한반도 및 인근 상공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 악화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눈길이 쏠린다. 올해 3월 예정됐던 전반기 연합지휘소연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지만 후반기 훈련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미국이 이번 8월 연합군사훈련도 ‘로키’로 갈 지는 불확실하다”며 “전략자산이라도 오게 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고 했다. 실제로 훈련이 재개될 경우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는 2017년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달 중 화상회의를 열어 후반기 연합훈련 방식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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