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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윤석열 “‘죽창가’ 부르다 한일관계 여기까지 왔다”

등록 2021-06-29 16:37수정 2021-06-29 16:47

일본과 역사·안보·경제 함께 푸는 ‘그랜드 바겐’ 제안
‘미-중간 균형’보다 한-미-일 관계 중시…주류 보수 시각 보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해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죽창가’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처로 비상이 걸렸던 지난 2019년 7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노래다.

“정부가 정권 말기에 수습을 해보려고 하는데 잘되지 않는 것 같다”고 현재 상황을 짚은 그는 “한-일 관계에선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우리 후대가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기 위해서 진상을 명확히 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미래는 우리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 실용적으로 협력을 해야 하는 관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들어와서 망가진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한-일 간의 안보협력이나 경제·무역 문제 이런 현안들을 전부 다 같이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본이 집요하게 요구해 온 안보협력 분야에서 보조를 같이하는 대가로 과거사 문제 등에서 다소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구상이라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꾸준히 보여 온 냉담한 자세를 생각해 볼 때 ‘그랜드 바겐’ 구상에 바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 현안에서 한국이 먼저 납득할 수 있는 양보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또한 한국 정부가 나아가야 할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세계에) 문명국가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제 사회는 인권과 법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핵심 첨단기술과 산업시설을 공유하는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 외교·안보와 경제, 국내 문제와 국제 관계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가 되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적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등에도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보이며 선을 그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듯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확고한 정체성을 보여주어 적과 친구, 경쟁자와 협력자 모두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해 온 문재인 정부와 달리,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미·일과 안보협력을 심화해가는 외교 방향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주장은 한국 주류 보수의 주장을 사실상 대변하는 것으로 그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외교·안보 자문을 하고 있는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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