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즈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왼쪽)은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공동으로 주재했다. 외교부 제공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즈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은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공동으로 주재해 “투자 심사 및 수출 통제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21일 워싱턴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해외 투자에 대한 면밀한 심사와 핵심 기술 수출 통제 관련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차관과 페르난데즈 경제차관은 회의에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발표한 성과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으며, 지역 및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파트너십을 심화·확대하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최 차관과 페르난데즈 경제차관은 “한미 파트너십은 상호 신뢰, 인권 존중 및 공유된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다”며 ”한국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 간 협력 강화를 통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새로운 관여 노력을 환영했다”고 외교부가 ‘한미 공동 언론 성명 자료’를 통해 밝혔다.
최 차관과 페르난데즈 경제차관은 오찬까지 3시간30분간 이어진 회의에서 △공급망 △인프라 △코로나19 대응 △공공보건 △기후위기 및 에너지 △과학기술 △개발 △인적교류 영역에서 한-미 정상의 합의 이행을 점검·구체화하기로 했다. 특히 한-미는 △민관 인프라 라운드 테이블 추진 △2022년 초 한미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 등을 약속했다.
페르난데스 경제차관은 회의 머리발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급난은 반도체가 일상생활에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것은 물론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필수적인 파트너이자 리더라는 사실에 이목을 집중시켰다"며 "한국이 훨씬 더 할 일이 많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에 애를 쓰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를 촉구하는 등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해왔다.
최 차관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우리는 충실하게 함께하고 우리가 기여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런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이니셔티브의 성공에 핵심적인 이해당사자와 업계와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된 의제의 상당수는 미국의 중국 견제, 미-중 전략경쟁과 무관치 않지만 최 차관과 페르난데즈 경제차관의 언론에 공개된 머리발언, 회의 결과를 담은 “한미 공동 언론 성명 자료”에는 ‘중국’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에서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회의에는 한국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관계자 등이, 미국 쪽은 국무부·에너지부·상무부·보건부 관계자 등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일본을 거쳐 지난 15일 입국한 페르난데스 경제차관은 방한 기간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과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만나고, 두산중공업·SK에코플랜트·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임원과 만나 미국 현지 투자 현황과 계획 등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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