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추진 미사일방어체계
박대통령에 직접 우려표명
회담뒤 발표문엔 언급 없어
박대통령에 직접 우려표명
회담뒤 발표문엔 언급 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대해 직접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26일 “지난달 7월3~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중국의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이 이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외교 소식통도 “이 문제에 관해 두 정상이 지역정세를 이야기하며 원칙적인 언급을 주고받았다. 한국이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현장에 배치하지는 않은 상태라 중국이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 뒤 발표문에서 미사일 방어체계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발언은 비록 원론적인 차원이지만 한국에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은 안 된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중국 포위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해 여러 차례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1일 시 주석의 방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과 한국은 동맹관계지만 한국 역시 미국의 요구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군비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도 5월 “중국의 문 앞에서 긴장이 고조돼 전쟁이나 혼란이 발생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 미사일 방어체계가 도입되는 것은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발언했다.
중국은 사드 체계를 구성하는 엑스밴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000㎞에 이르러 한국에 배치되면 베이징·상하이·다롄 등 중국 주요 도시가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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