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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가까워진 한-중…전문가들이 본 ‘중국 전승절 이후’

등록 2015-09-04 19:50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최대 이벤트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군 열병식 참석이었다. 박 대통령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동맹국의 지도자로선 사상 최초로 천안문 성루에 오른 것이어서, 이 장면이 향후 남-북, 북-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국의 한-중 관계 전문가들로부터 정상회담 결과와 열병식 참석의 상징성,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성균중국연구소장)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성균중국연구소장)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한-미·한-중 관계 교집합 늘려가야”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성균중국연구소장)는 4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확정되고 의제를 조율하는 시기에 남북 2+2 고위당국자 합의로 긴장 국면이 완화되면서 양쪽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넓히는 성과를 얻었다”며 “동북아 외교가 선순환할지 문제의 핵심에는 남북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 필요엔 공감
북핵 해법에 큰 진전은 없어

박 대통령 동북아 외교 주도권
그 핵심은 결국 남북관계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얻은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뭐라고 생각하나?

“남북 긴장이 완화되면서 한-중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는 성과가 있었다. 예컨대,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2013년 한-중 정상회담에선 중국으로부터 ‘원칙적 지지’를 확보했다가, 2014년 회담에선 양쪽의 지역 전략이 조율되지 않아 아예 빠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중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표현이 나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보나?

“그 부분은 진전이 없었던 것 같다. 중국은 시급하지만 조급하게 해결해선 안 된다고 하고, 우리는 북한이 좀 더 적극적으로 비핵화 입장을 보이라고 한다. 이런 견해 차이가 좁혀지진 않았던 것 같다.”

-한국 쪽은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는 표현까지 썼는데, ‘의미있는’이란 표현은 중국 쪽 발표엔 없었다. 회담 뒤 양쪽이 낸 자료에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게 눈에 띈다.

“견해 차이라기보다는 각자 오디언스(발표 대상)를 고려한 것으로, 서로 다른 표현을 쓰는 여지를 남기는 게 중국 외교의 오랜 관례다. 비단 한-중뿐 아니라, 중-일이나 북-중도 마찬가지다. ‘의미있는’이란 표현은 우리가 북한의 전향적 조처나 핵 동결 선언 등 특정 조건을 염두에 두고 쓰는 표현이지만, 반면 중국은 6자회담 재개 자체를 ‘의미있다’고 본다.”

-정부는 후속 조처 가운데 하나로 한-미-중 협력체제 구축을 제시했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북한을 압박하는데 대해선 중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선이후난’(쉬운 걸 먼저, 어려운 건 나중에)의 관점에서 소다자협의를 비전통적 안보, 실무급 접촉 등으로 시작하고 싶어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큰 협의를 하려는 우리와는 온도 차가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중국은 어떤 태도라고 보는가?

“중국 입장에선 일본을 지나치게 압박해서 아시아의 아웃사이더로 만들면, 오히려 미국의 재균형 전략, 아시아 지역 전략을 강화시키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진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일본을 때릴수록 부메랑으로 중국에 돌아오는 구도를 정리하고 싶어한다.”

-3국 협력 재개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의제나 주도권 등 각론에서 인식 차는 있을지언정, 총론에서는 3국 협력 재개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에 우리가 어떤 식으로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전체 동북아 외교가 선순환을 할 수도 있을텐데, 그 핵심에는 남북관계가 있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나?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으며, 사안별로 우리의 국가이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지와 반대를 표명할 수 있다는 신호였다. 단순히 균형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가 제로섬이 되지 않도록 교집합을 늘려가야 한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진찬룽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진찬룽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진찬룽 인민대학 교수 “중국 한반도정책, 북→남으로 바뀔것”

진찬룽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4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중국의 한반도 정책 중심이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뀔 것”이라면서도, “북-중관계가 분열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부원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연구실 특약연구위원이자 중국국제관계학회 부회장도 맡고 있는 국제관계 전문가다.

북-중 분열로 가진 않겠지만
북핵문제 풀려야 관계 회복

아베 안보법제 통과시킬땐
3국 정상회의 개최 악영향 줄것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과 한-중 정상회담이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박 대통령이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한 것은 아주 적극적인 외교 행보다. 중국도 이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여긴다.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보면 양쪽 모두 현재 한-중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한발 더 내딛길 바란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의 한반도 정책 중심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바뀔 것으로 판단한다.”

-시 주석이 별도의 단독 오찬 등 박 대통령을 각별히 대우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 대통령은 이번 열병식에 참석한 세계 각국 정상들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빼면 가장 중요한 정상이다. 현재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고, 중국 인민들 사이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높은 것도 이유일 것이다. 두 나라는 모두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에서 북한을 너무 멀리 배척하거나 극단으로 향하지 않게 해야한다는 공통의 목표도 가지고 있다.”

- 북한 대표로 참석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에 대해선 이번에 중국이 큰 비중을 두지 않은 듯 보인다. 향후 북-중 관계에 대한 전망은.

“현재 북-중 관계는 냉랭하다.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오지 않고 (그보다 직책이 낮은) 최 비서가 왔다는 것은 북-중 관계의 현실을 반영한다. 최 비서도 북한에서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김영남 위원장이 왔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아마 중국도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 행사에 그리 급이 높지 않은 사람을 대표로 보낼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나라 국가 원수들이 왔는 데 중국 최고지도자가 최룡해 비서를 만나지 않은 것은 이상할 게 없다. 현재 냉랭한 북중관계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기로 방침을 굳힌 상태지만 중국은 이에 반대한다는 데서 오는 갈등에 있다. 북중 관계는 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곤란을 겪을 것이다. 그렇다고 북-중 관계가 분열로 가진 않을 것이다. 과거와 같은 특수관계가 없어질 뿐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정상국가 관계’로 가는 추세다.”

-한, 중 정상이 합의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전망과 영향은.

“3국 정상회담이 열리면 이는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3국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일본의 태도다. 중국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안보법제를 통과시키려고 하는 상황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만일 아베 정권이 안보 법제를 통과시킨다면 3국 정상회담 개최 전망은 밝지 않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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