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정상 통화에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연내 한국에 와달라”고 초청했다. 또 미국 일부에서 제기되는 ‘전쟁불사론’에 대한 우려도 외교적 화법을 통해 전달했다.
이날 오전 7시58분부터 8시54분까지 56분 동안 이뤄진 두 정상 간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긴밀한 대북 공조를 강조하며 내내 대화를 이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56분간의 대화 중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야기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경청하는 흐름이었다”며 “듣는 중간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다’, ‘감사하다’ 등의 표현을 총 6차례나 해 가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반대하는 표현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56분간 대화가 거의 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문 대통령의 말에 호응하며 경청했으나, 딱 한차례 “실제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 보셨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금은 대화할 국면이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며 “지난 7월17일 제안한 남북적십자회담 및 남북 군사당국회담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인도적 조치와, 핫라인 복원을 통한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를 통한 긴장완화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 미국 내 일부에서 ‘전쟁불사론’이 나오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하는 대신, “문 대통령이 외교적 화법을 써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두번 다시 참을 수 없다’는 간곡한 표현으로 (우리의 뜻을) 이야기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른 시일 내로 방한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도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금년 중 조기에, 늦더라도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여 줄 것을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시 한번 초청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고,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31일 52분간 이어진 미-일 정상 통화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실험에 대한 대북 압박·제재 등 대응책을 논의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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