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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중국 사드 보복 풀려도 한-중 관계 이전과 다를 것”

등록 2017-08-23 21:19수정 2017-08-23 22:15

수교 25년 기로에 선 한-중 관계
중국에 파견된 첫 한국 외교관 한-중 수교 문 연 정상기 소장 인터뷰
“사드 문제 지금 상태로 오래갈 것
중국은 ‘철회’로 문 정부 오해한 듯
꾸준하고 정확하고 메시지가 중요
뉴노멀 시대, 일희일비 말아야”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소장이 17일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소장이 17일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향후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해제된다고 해도, 앞으로의 한-중 관계는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신창타이’(뉴노멀)에 진입한 지금,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깊고 넓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1992년 주중 한국대사관 개관 원년 멤버였던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소장은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난 17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5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만난 정 소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과 관련해 “올가을 중국 19차 당대회 이후를 지켜보자”며 중국의 강경 기조가 조금씩 완화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했다. 정 소장은 1991년 주베이징 한국대표부 개설 임무를 맡아 중국에 파견된 첫 한국 외교관 중 한명이며, 이후 한-중 수교 교섭에도 관여했다.

-25년 전 한-중 수교 당시 상황은 어땠나?

“1991년 1월 베이징에 갈 때는 곧바로 수교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해 내내 중국 외교부와 정식 접촉이 안 됐다. 우리가 ‘무역대표부’라며 안 만나준 것이다. 그러다 1992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강조하는) ‘남순강화’를 시작하며 수교 논의가 급속히 진전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 외교는 절반, 즉 자유주의 진영에 국한됐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 수교해 우리 외교의 지평이 전세계로 넓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를 평가한다면?

“지난 1년간 중국이 보였던 모습은 실망스럽다. 자기 논리, 자기 기준이 너무 강하다.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데 상대의 전략이 뭔지 서로 잘 몰랐다. 알아야 협력도 가능하다. 지금 두 나라는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 상태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인 사드 문제가 풀릴 수 있을까?

“중국은 한번 대외적으로 선언한 것을 스스로 철회하는 일이 없다. 이런 상태로 오래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 분야별로 완화되는 것도 있을 테지만, 눈에 띄는 조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관전 포인트는 (올가을) 19차 당대회 이후다. 그동안 반부패 정치에 집중했던 중국이 당대회 이후에는 ‘경제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는 얘기가 중국 쪽에서 들린다. (중국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한-중 간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있기 때문에 당대회 이후를 지켜보자.”

-좀 더 구체적인 조언을 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 관련 국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중국은 ‘사드 철회’로 오해했던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를 배치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중국에 불필요한 기대감을 주지 않는 게 양국 관계를 빨리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대중국 외교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외 관계에서 항상 문제의 70%는 우리 스스로에게 있었다고 본다. 사드 문제만 해도 국론분열 없이 중국에 정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다면, 중국이 그동안 보여온 반응이 없었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 정부·언론·학계가 일관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한-중 관계를 전망한다면?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해제된다 해도 앞으로의 한-중 관계는 그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신창타이에 진입했다고 본다. 과거의 뜨거웠던 관계는 아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꾸준히 깊고 넓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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