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5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각)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에 대해 “양국이 이전에 합의한 대로 상반기 중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뒤 취재진과 만나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시 주석의 방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시 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선 양측이 계속 조율했던 대로 추진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는 것을 왕 국무위원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구체적인 날짜는 좀 더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약식 양자회담을 하면서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등 양국 간 현안과 북한 정세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아직 양국 간 간격은 있지만 실무협상팀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것 같다”면서 “양국 장관 차원에서는 협상팀들이 만나 좀 더 합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정치적 의지를 부여하자는데 서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한미일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북핵 협상에 대해 북미 간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데 대해 아마 모두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어선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국경 폐쇄 상태인데 상황 극복 후 어떻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할지에 대해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오늘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다양한 레벨에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선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재차 확인하고, 일본이 보다 가시적이고 성의 있는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해결을 위한 잠정적 조치라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이날 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소미아가 잠정적 조치라는 점은 일본 측에 항상 전달해 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각각 자국의 입장을 언급했다. 두 장관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양국 간에 정보공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가기로 했으며, 강 장관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교민들과 관련해 일본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강 장관은 이번 뮌헨안보회의의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세션인 ‘세계의 비 서방화: 변화하는 국제질서 내 다자주의’의 토론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는 전체회의에 토론자로 참석해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기여 내용 등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메시지를 전달하고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할 기회였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 이틀간 10여 건의 다자 및 양자 회담을 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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