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외교

국제수로기구, 동해/일본해 대신 ‘고유 식별번호’ 도입할 듯

등록 2020-09-21 15:59수정 2020-09-21 16:06

11월 총회 식별변호안 부의
한-일 갈등 원인 없애려 결단 내려
동해뿐 아니라 전세계 바다에 적용
동해/일본해 병기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홍보 자료 <동해>(2014).
동해/일본해 병기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홍보 자료 <동해>(2014).

‘동해 표기’와 관련해 한-일 간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제수로기구(IHO)의 수역 표기 기준이 지금까지 써오던 ‘동중국해’ 같은 바다 명 대신 숫자로 구성된 고유 식별번호로 바뀌게 된다.

국제수로기구는 11월 16~18일 화상 총회를 열어 그동안 사용해온 수역의 이름을 버리고 ‘숫자로 된 체계’(a system of unique numerical identifier) 도입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이 시행되면, 국제수로기구는 앞으로 특정 수역을 지칭할 때 ‘바다의 이름’이 아닌 숫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고유 식별번호를 사용하게 된다.

국제수로기구의 이번 총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 결정이 20여년간 이어진 한국 정부의 동해 병기 운동의 중요 ‘변곡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2년 국제적으로 일본해로 굳어져가는 동해 수역의 표기를 ‘동해·일본해’ 병기로 바꾸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일 공방의 무대가 된 것은 국제수로기구였다. 이 기구가 일제강점기인 1929년 만든 해도 제작 지침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에서 동해 수역을 일본해(Japan Sea)로 단독 표기한 이래 2판(1937년), 3판(1953년)에도 반복됐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4판 개정 땐 일본해 단독 표기를 반드시 동해 병기로 바꿔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외교력을 집중해왔다. 현재 전 세계 종이 지도에선 약 40% 정도가 동해를 병기하고 있다.

한-일 간 대립으로 4차 개정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국제수로기구는 2017년 4월 동해 표기와 관련된 3대 당사국인 남·북·일 3자와 미국·영국이 모인 비공식 협의를 통해 결론을 내라고 결정했다. 그에 따라 2019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비공식 대화를 진행했지만 일본은 끝내 병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비공식 회의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맞춰 S-23을 개정하지 않고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정보를 담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S-130이란 새 표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새 표준에 따라 각 수역에 식별변호가 어떻게 부여될지는 앞으로 국제수로기구가 기준을 만들게 된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선,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표기한 S-23을 국제사회의 지명 표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옛 안을 남겨둬야 한다는 일본의 입장을 일부 수용한 창의적인 방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