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사진 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연합뉴스
“최우선적으로 미 정상과 통화하겠다. 와튼 스쿨 동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13일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회(한국기자협회.SBS 공동 주최)에서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가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내놓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답입니다. 5명의 후보 모두 “선제타격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유독 안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반도 위기 대응책을 말하는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확인결과, 실제 두 사람은 동문이 맞습니다. 단 안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트럼프는 필라델피아 캠퍼스를 다녔죠. 안 후보의 경우 2012년 대선 당시 와튼 스쿨 경력에 대해 새누리당 등으로부터 “정규과정이 아닌 경력으로 학력을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안 후보의 ‘진심 캠프’는 “안 후보가 졸업한 과정은 정규 경영학 석사 과정이며, 졸업으로 받은 학위는 석사 학위”라고 의혹에 반박했습니다.
그때 “샌프란시스코는 ’분교’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있었습니다. '와튼 스쿨'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약칭으로 안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가 아닌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엠비에이(EMBA) 과정을 이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와튼스쿨 누리집을 보면, 동부의 '필라델피아 캠퍼스'와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서부)‘ 두 곳에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로 편입해 필라델피아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고 1968년 경제학 학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와튼 스쿨이 경영전문대학원으로 명성이 높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자신이 와튼 스쿨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와튼 스쿨 동문들 모두가 트럼프를 자랑스러워한 것은 아닙니다. 2016년 7월 와튼스쿨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막겠다며 “당신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온라인 연판장을 돌린 바 있습니다. “선거 기간 동안 공개적 또는 암묵적으로 지지한 외국인 혐오, 성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독선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한국은 주한미군을 공짜로 쓰고 있다”고 성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요즘 말폭탄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잔뜩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동문’을 찾은 것에 대해 반가워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동문이라고 해서 얘기가 더 잘 통할까요? 과연 와튼 스쿨 졸업장이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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