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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샌델과 대담 “능력주의로 포장된 불평등 위험해”

등록 2021-12-21 21:33수정 2021-12-22 02:30

온라인 화상대화서 공감대
샌델 “성공이 능력 결과라는 자만“
이 “소수·취약층 할당제 폐지 안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하며 “시험 성적으로, 각자가 지금 가진 최종적인 능력치에 따라 결론을 내자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불공정한 것”이라며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할당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샌델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 온라인 화상 대담에서 “청년세대들은 능력주의에 상당히 많이 몰입된 상태다. ‘지방 인재 할당제도, 성 할당제도, 취약계층에 대한 할당제도 재고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불공정한 것이 아니냐, 능력주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와 샌델 교수는 ‘형식적인 공정’ 담론을 경계하며 “능력주의로 포장된 불공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샌델 교수는 “대다수 한국인은 한국이 굉장히 불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기득권 계층에 진입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결과라고 믿고 자만심이 생기는 것이 원인이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빈부격차를 해결하는 첫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한 능력주의가 오히려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는 그의 지적에 이 후보는 “매우 적확한 지적”이라고 맞장구쳤다.

이 후보는 “최근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오로지 경쟁의 결과물로만 갖고 최종적인 결과를 내자고 해서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할당제를 통째로 폐지하자는 말이 많이 있다. 당장의 정치 현실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그런 말을 하고 있다”며 “‘오로지 하나의 기준만으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할당제 폐지 주장이 형식적으로 공정해 보여도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승자들의 자만심”이라며 “그들은 모두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해 비기득권 계층에 대한 책임의식이나 부채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이 후보는 샌델 교수가 책에서 제안한 ‘대학 입학 추첨제’에 관심을 보이며 “추첨제가 현실 사회에서 하나의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샌델 교수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상위 1% 계층의 입학생 수가 나머지 하위 50% 계층보다 많은 사례를 언급하며 “(추첨제 등) 이런 제도를 책에서 제안한 것은 명성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운이 크게 작용됐다는 것을 인지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성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적정한 삶의 수준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 후보가 말한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는 또 “한국에 방문했을 때 목격한 것은 수백명의 젊은이가 불평등과 불공정의 해결에 관한 커다란 갈증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사회 구성원들의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이 공공의 선에 참여하고 모두가 정치에 참여해 사회적 문제에 관해 공동의 논의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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