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 시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22일 공개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인은 그냥 대통령의 가족에 불과하다. 대통령 부인에 대한 법 바깥의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제2부속실 폐지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외교 등에서 상대국 정상을 부부 동반으로 만날 경우 국제 프로토콜(외교 의전)에 맞게 해야 할 일은 청와대 비서실에서 지원해주면 되고 가족들 경호도 (경호실이) 하는 것이니 제2부속실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 관훈클럽 토론회 등에서 밝혔던 ‘청와대 축소’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윤 후보는 “(집권할 경우) 청와대 인원을 30% 정도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수석(비서관) 자리를 없앨 생각도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할 어젠다 중 임기 내내 해야할 것에 대해선 정책실을 만들어 인원을 두겠다. 그 외 정책은 비서실 참모들이 대통령과 장관 간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연결하고 보좌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 기구가 아니라 일, 어젠다 중심으로 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공개 행보 시점을 묻는 말에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 (김씨의 선거 참여)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며 김씨가 선거 과정에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며 “(공개 행보 여부는) 나도 모르겠다. 필요하면 나올 수도 있지만. 하지만 봉사활동을 한다면 그에 대한 소감이 아니라 (자신의 허위경력 의혹) 사건을 물을 게 뻔한데 본인이 그걸 하고 싶겠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씨와 상의를) 잘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날 제2부속실 폐지 약속은 선대위와 사전에 조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에서 윤 후보의 정책을 총괄하는 원희룡 본부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2부속실 폐지가) 선대위에서 공식 논의된 바 없다”며 “후보께서 인터뷰를 하며 진솔한 심경을 말씀하셨을 테니까 저희들이 후보 생각이 저런 게 있으시구나라는 참고는 하겠지만, 저희들이 논의를 하거나 공약으로 결정된 바 전혀 없다”고 했다. 원 본부장은 “공약이 되려면 후보가 그냥 이야기했다고 바로 공약이 되는 건 아니다. 후보와 선대위가 그래도 최소한의 의논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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