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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종인-윤석열 “별의 순간” 손잡았다 “연기해달라”로 파국

등록 2022-01-05 13:56수정 2022-01-06 02:33

‘여의도 차르’ 김종인과 ‘정치 신인’ 윤석열, 만남부터 결별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체 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도 결별하게 됐다.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을 잡았다”며 윤 후보를 야권 대선후보로 띄웠지만 선대위 구성 및 운영 방안을 둘러싼 갈등 끝에 두 사람은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일찌감치 야권의 대선 후보로 점찍고 그를 정치권으로 소환했다.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직후인 지난해 3월8일, 윤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자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며 반겼다. ‘여의도 차르’, ‘정당 소생술사’가 윤 후보를 야권 유력 주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윤 후보가 대선 도전을 선언한 뒤 각종 실언으로 지지율이 빠지며 위기에 처한 지난해 7월엔 윤희석·김병민 등 자신들의 측근을 캠프로 보내는 등 ‘긴급 보급’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경선 레이스 시작을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2차례나 만나며 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10월엔 경선 막판 ‘개 사과’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며 조언을 이어갔고 경선 1주일 전인 10월29일에는 “내년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2021년 1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2021년 1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두 사람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지만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3일 전격적으로 선대위에 합류 뜻을 밝히며 ‘정권 교체’를 고리로 다시 의기투합했다. 같은 달 17일에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선 “윤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하는 나름의 확신이 있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후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정을 두고 윤 후보가 50조원을 약속하면, 김 위원장이 100조원대 검토를 거론하는 등 메시지에 엇박자를 냈지만, 김 위원장은 선대위 내분이 일 때마다 해결사를 자처하며 윤 후보를 전적으로 지원했다.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 대응 방식을 두고 조수진 최고위원과 맞붙으며 선대위의 모든 직책에서 사의를 표명했을 때도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내가 처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규모가 큰 선대위를 향해 ‘항공모함’이라고 표현하며 “총괄상황본부가 강하게 그립(장악력)을 잡고 선대위를 이끌어야 한다. 선거를 효율적으로 이끌 기동대가 필요하다”면서 개편 의지도 강력하게 드러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윤 후보의 실책은 계속 이어졌고 새해 급전직하한 지지도에 놀란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안을 던졌다. 의원총회에선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는 메시지를 공개하며 압박했다. ‘김종인 상왕론’, ‘윤석열 아바타론’이 불거졌고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윤 후보는 선대위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김 전 위원장을 ‘정리’했다. 결별이 확정된 5일 윤 후보는 선대위 해체 기자회견 30분 전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계속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 조언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를 “30초 정도의 의례적인 전화였다”고 평가했고 이내 “알았다”고 답한 뒤 끊었다고 한다. 정권교체 명분으로 끈끈하게 뭉쳤던 두 사람의 결말은 차가운 파국이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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