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찾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주요 철도·도로 지하화, 주거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은평구의 주거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대규모 주택공급과 철도·도로 지하화, 서울 각지의 격차 해소 등을 뼈대로 한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설 직전까지 오는 26일까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2’ 일정으로 서울·경기도를 누비며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인수도권 민심을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은평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역사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민 여러분께서 가장 깊이 걱정하고 체감하시는 주거 불안정, 교통 체증, 지역 불균형, 환경 파괴와 같은 문제들을 정공법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며 7대 공약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 정부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주거권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다.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 청약시장, 부동산중개소, 금융기관을 찾아다니시며 발 구르고 속 태우게 한 점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집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해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의 핵심 이슈인 부동산과 교통 대책을 강조했다. 그는 “지상의 주요 철도와 도로가 지역을 분절시키고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지하철 1·2·4호선, 경의선, 중앙선, 지티엑스(GTX)-C 지상 구간 단계적 지하화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 구간 지하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조기 마무리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하철 4·6·7호선의 급행 노선 건설을 추진하고, 서울시청에서 상명대와 은평구를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 추진 및 경전철 동북선을 조기완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면목선과 강북횡단선 추진 지원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또 “강남과 강북이 함께 발전하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관악·구로·가산·마곡 등 서울 서남부권 연구창업벨트 연결, 은평 서울혁신파크의 지식거점화, 창동-노원 일대의 문화·의료중심 육성 등을 언급했다. 또 서울 여의도는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문화 콘텐츠 세계 2강’을 목표로 상암 디엠시(DMC) 일대에 방송·문화·콘텐츠 산업과 게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강남·성수의 ‘케이 팝’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등 지역 특화 방안도 밝혔다. 이와 함께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행정서비스 강화, 방범카메라 확대 보급 등을 약속했고,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친환경 자동차 충전시설을 확충하고, 버스·택시를 친환경차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부동산 공급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해선 추가 공급대책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구체적으로 세심한 방안을 마련해 별도로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내부적으로는 김포공항 국내선만 남기고 국제선 부지만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소 제로 아파트로 이뤄진 ‘김포 플랫폼 에코시티(가칭)’를 구축해 땅값까지 포함해 6억원대 아파트 분양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당내 반대가 거세다고 한다. 이 후보는 “‘수도권에 이렇게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급을)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인구도 가장 많은 곳인데 특히 서울은 우리가 접전을 보여 확실히 민심을 잡고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서울 지역에서 이 후보가 30%, 윤 후보가 35% 지지율을 보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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