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린 3일 여의도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3일 지상파 방송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4자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더불어민주당)·심상정(정의당)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선제타격론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윤 후보는 “옆구리도 치고 다리도 치고 복부도 치고 머리도 공격하면 다 방어해야 한다”며 사드를 격투기에서 필요한 가드에 비유하며 추가 배치를 주장했다.
외교·안보 분야 토론의 첫 질문자로 나선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사드는 수도권에 (배치)하면 고고도 미사일은 해당이 없다"며 "왜 다시 설치해 중국 반발을 불러 경제를 망치려고 하는지,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말해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의 선공에 윤 후보는 “북한에서 수도권을 겨냥할 경우에 고각 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필요하다”며 “꼭 수도권이 아니어도 강원도든, 충청도든 아니면 경상도지만 조금 더 당겨오든 위치는 군사적으로 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심 후보는 윤 후보의 사드 배치 주장이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사드는 50㎞ 이상 고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고 수도권 방어를 하려면 개성쯤에 배치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지금 북한이 에스엘비엠(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전략자산화 했다. 잠수함 타고서 측면 공격하면 방어 불가능하다. 어떤 군 전문가도 사드배치 하자고 안 하는데 군에서도 안 하는데 정치인이 나서서 하는 게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다. 윤 후보는 “우리가 격투기 싸움 한다고 할 때 측면으로 옆구리도 치고 다리도 치고 복부도 치고 머리도 공격하면 다 방어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사드는 고고도니까 다층적인,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 측면공격 다양한 방어체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사드는 옆에서 칠 땐 못 쏜다는 건 당연하다. 다양한 중층적인 방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려면 사거리가 긴 장거리 미사일 요격용인 사드뿐만이 아니라 에스엘비엠 방어를 위한 다양한 방어 체계를 추가로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미사일 방어체계를 ‘격투기 가드’에 비유하며 사드 배치를 주장한 윤 후보의 발언에 민주당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티브이토론 직후 논평을 통해 “무지의 백미는 윤 후보가 안보를 격투기에 비유해 국민의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 대목”이라며 “이런 단순한 사고로 선제타격, 사드 배치 등 강경 일변도의 주장으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과 갈등으로 몰아가려 하다니 충격적”이라고 논평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