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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통 큰 단일화” vs “통 큰 승부”…누구 ‘통’이 더 클까?

등록 2022-02-14 17:38수정 2022-02-15 02:33

야권 단일화 방법론 두고 두 당 팽팽한 신경전
국민의힘 ‘역선택’ 우려…여론조사 방식 선긋기
국민의당 “중도층 확장성 큰 안 후보가 더 불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 방법론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4일에도 다자대결 지지율 우위를 앞세워 안 후보 쪽에 ‘통 큰 단일화’를 압박한 반면, 국민의당은 여론조사로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최종 후보를 가르는 ‘통 큰 승부’를 하자고 고집하는 등 간극만 확인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정권교체, 압도적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주신 안 후보께 우선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방식에 있어서는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선을 그었다.

그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방식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거의 종류도 다르고 양 후보 상황도 다르다”며 “우리는 그렇게 편하지 않다.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또는 하락 추세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나와 “이미 (윤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가 수없이 나오고 있고 거의 순위가 정해져 있다”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가) 순위조작에 의해 금메달을 빼앗아 가는 동계올림픽 모습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 절대 다수다. 여론조사를 진행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대거 들어와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권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어떤 훼방을 놓고, 무도한 공작과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도 <한겨레>에 “진영별 결집이 돼 있는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를 두고 여론조사를 할 경우 상대 진영 지지자들이 들어오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여론조사 룰을 두고 오히려 혼란만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저점을 찍는 시점까지 기다린 뒤 이른바 ‘고사작전’을 펴야 한다는 공세적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에서) 통 큰 양보를 말하는데 통 큰 양보보다 통 큰 승부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며 여전히 맞서고 있다. 이날 대구를 방문한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 외에 다른 제안은 없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그렇게 제안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걸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여권 지지자들 입장에선 중도층 확장 가능성이 큰 안 후보 대신 윤 후보를 역선택할 것이 뻔한데 국민의힘이 핑계를 대며 단일화를 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시비에스>(C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역선택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게 국민의힘의 방식이다.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에는 역선택에 피해를 볼 사람은 안 후보지 윤 후보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그 방식에 의해 윤 후보도 대선 후보가 됐고 이준석 대표도 당 대표가 됐다. 자기들 방식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당분간 지루한 공방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쪽 모두 답보상태에 놓인 지지율 돌파구를 찾는 것이 절실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28일 또는 사전투표일인 다음 달 4~5일 직전이 단일화 최종 시점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겨레>에 “안 후보는 명분과 실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면서 “윤 후보 지지율에 변동이 어느 정도 생기는지에 따라 단일화 시점은 조정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단일화는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카드”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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