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소장인 강용석 변호사(왼쪽)가 지난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세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성희롱 발언으로 제명됐던 강용석 변호사의 복당을 승인했다. 당을 나간 뒤 유튜브를 통해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각종 폭로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강 변호사가 복당 신청 하루 만에 ‘1차 관문’을 쉽게 통과하자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종 의결권을 가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복당 심사를 보류하고 그의 해당 행위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시당, 속전속결 복당 승인에 당내서도 비판 부글부글
강 변호사는 18대 총선 때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2010년 대학생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여성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며 성희롱성 발언을 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제명됐다. 2012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태극기 세력과 함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정치인과 연예인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당이 강 변호사의 복당 승인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당원자격심사 항목에는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 하는 자 △공사를 막론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 △과거의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인지 여부를 심사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번 복당 심사에선 적절성 심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일단 입당을 보류하고 논의했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근거가 빈약한 의혹으로 공격하고, 부정선거까지 주장하는 사람이 어떻게 당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을 한 건지 납득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성상납 의혹’까지 제기…최고위는 의결 보류
서울시당 당원자격심사위 관계자는 이런 비판에 대해 “시당에서 정치적인 결정까지 내리기는 어렵다.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제명 처분을 받은 자의 재입당 여부는 최종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최고위는 일단 강 변호사 복당 의결을 보류하고 해당 행위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강 변호사가 12년 동안 지극히 비우호적이고 해당행위적인 언행을 계속해왔다”며 “그런 내용을 검토한 뒤에 최고위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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