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지동시장 입구에서 열린 유세단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리 앞에 놓인 길이 두 갈래입니다. 윤석열 정부 폭주로 가겠습니까, 견제로 가겠습니까. 말꾼을 선택하겠습니까, 일꾼을 선택하겠습니까.”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9일 경기 수원시 지동교 광장에서 열린 유세단 출정식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말꾼’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표현이다.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찬스’ 쓰고 있지 않냐”며 “저는 부총리 그만두고 20억, 30억 주겠다는 전관예우 거절했다. 김은혜 후보는 39살 때 (이명박 청와대) 대변인 그만두고 케이티 전무로 가는 전관예우 받지 않았냐”고 했다. 경제부총리까지 올랐던 ‘청렴한 35년 공직 경력’으로, 김은혜 후보와의 차별점을 부각하며 자신이 최적임 경기지사 후보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출정식 전 지동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만났다. 그를 향해 ‘김동연’을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40대 상인은 “대선 때 (이재명·윤석열 전 후보) 둘 다 마음에 안 들어 투표를 안 했다”면서도 “김 후보는 도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 같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투표일까지 중도 확장력이 있는 김 후보가 개인기로 ‘일꾼론’을 끌고 가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견제론’으로 뒤를 받치며 지지층을 결집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1·3·5 부동산 정책(1기 신도시 재건축, 일자리·주거가 연계된 3기 신도시 건설, 무주택자를 위한 시세 50% 반값주택) △지티엑스(GTX) 완성으로 출퇴근 시간 30분 단축 △스타트업·첨단·제조·녹색·균형 5대 혁신 전략으로 100만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핵심 공약을 “아빠·엄마·셀프 찬스가 아니라 경기 찬스”라고 소개했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보인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며 표심을 파고든 것이다. 당 지도부도 세 결집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출정식에 참석한 윤호중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 모두가 불안해하는 윤석열 정부에 경종에 울리는 선거”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지사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김동연·김은혜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최대 격전지인 셈이다. 김은혜 후보와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김동연 후보는 이날 “지난 선거에서 우리가 0.7%포인트로 눈물을 흘렸던 것이 기억나냐.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하지 않았냐”며 투표를 독려했다.
초박빙 상황이지만 김동연 캠프는 ‘바닥 민심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박빙이라고 나오지만 경기지사를 뽑을 땐 중앙에 힘으로 연결한 대리인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기 때문에 산전수전 경험을 겪은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라며 “중도층 지지가 전혀 줄지 않고 있어 당의 지지도만 결집하면 충분히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