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23일 검찰 수사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서 불법 대선 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사이의 거리를 벌리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향해 “그만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죽겠다는 옥쇄 전략, 연환계를 고집하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의 입법권을 자신의 범죄 은폐수단으로 삼겠다는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당력을 동원하면서 민주당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으니 민주당이 이 대표와 거리를 두라고 주장한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법리스크가 있는 거로 진작에 말씀이 있어온 분이 당 대표가 됨으로써 당 전체가 그 옹호에 매달린 상황이 한국의 정치를 정치 없는 국회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법적 절차는 절차대로 가고, 민주당은 본연의 국회 업무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를 손절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국민의힘의 이재명-민주당 분리 전략은 ‘이재명 리스크’를 우려하는 민주당내 비이재명계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2일 김혜영 전 민주당 의원은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달라”고 이 대표 퇴진을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계속 169석에 달하는 당력을 이재명 방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더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법리스크에 대한 문제는 이재명 대표가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다. 민주당은 민생으로 돌아와서 예산과 법안을 챙기고, 국민을 위한 의정 활동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측근들의 부패 코로나 바이러스가 당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지 못하면 민주당 전체가 자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제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와 손절하고 포스트 이재명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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