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필진] 강 금실! 정치판의 새바람이 될 것인가?

등록 2006-03-07 16:24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한겨레21> 박승화 기자eyeshoot@hani.co.kr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한겨레21> 박승화 기자eyeshoot@hani.co.kr
정치에 함몰된 많은 사람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치판은 요지경 속이다. 정치인이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사탕이라도 빼앗아 먹을 수 있을 만큼 뻔뻔해야만 이 바닥에서 거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혼탁한 정치판에서 자기의 양심을 지키며 존경 받는 정치인이 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일 뿐 아니라 정직하고 자신의 양심을 지키는 정치인이 정치거물로 성장하기란 더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극심한 종교와 인종대립으로 반목하던 인도를 통합한 간디는 힌두교도였지만 이슬람교도들로부터도 존경과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살해되었다.

우리 근대사에서도 김 구 선생은 정치적 술수 보다는 자신의 양심을 지켜오다가 결국 이승만의 하수인에게 살해 되었다.

위의 두 경우는 매우 비극적 결말이지만 하나의 영웅담으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정치사에서 촉망받던 정치신인이 정치판에 입신함으로서 낡은 정치에 새 바람을 기대했지만 결국 낡은 정치에 휘둘려 정치판의 한 부속물로 전락한 사례는 너무도 많다.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언론인인 박 성범. 이 계진, 박 영선 같은 이는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기존의 정치판에 동화되었으며,

꽤 유명한 저널리스트였던 유시민과 전여옥은 각각 진보와 보수의 기치를 걸고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정치에 새 바람은 고사하고 기존 정치판에 추악한 배설물만 더 하는 최악의 정치인으로 전락하였다.

자칭 대쪽 법관이라던 이회창씨는 어느 노회한 정치인 보다 더 노련하게 정치판을 음모와 불법자금으로 얼룩지게 하여 썩은 대쪽으로 전락하였고, 수많은 언론인과 법조인 그리고 학자들이 정치판의 혼탁함을 견디지 못하고 혼탁함에 동화되거나 정치적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정치판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혼탁한 정치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자 다시 여권은 정치판에 신선한 새 피를 공급함으로서 등을 돌린 지지기반을 되돌려 세우고, 정체된 당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강 금실이란 꽤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만 여기에는 극복해야 할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강 금실에 대한 기대와 우려..

여권이 강 금실 전 장관을 정치권에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동안 정체성을 상실하고 표류함으로서 모든 지지기반을 상실한 열린우리당이 이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룰 경우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감이 강금실씨가 대중에게 깔끔한 이미지로 어필된 것에 착안하여 열린우리당의 이미지가 강금실과 프랜차이즈(franchise)화 한 것처럼 느껴지게 함으로서, 강금실과 열린우리당의 이미지가 동일시(identity) 되는 효과를 노렸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강금실씨는 길지 않은 기간을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소신 있고, 자기 정체성이 뚜렷한 공직자란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그의 이미지가 열린우리당의 훼손된 정체성을 극복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성공적인 시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반대로 우려되는 부분 또한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강금실이란 인물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문제는 그가 정치인으로서 혹은 서울시장 후보로서 행정적 혹은 정치적 역량을 검증할 기회를 갖지 못한 점을 주목할 것이다. 이 문제는 그가 정말 서울시장 후보로 정치판에 투신한다면 상대 후보에게 가장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지난 지방선거 직전에 서울시장 선호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던 김민석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막상 본선에서는 이명박 현 서울시장에게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현대건설 사장 출신이란 전력을 최대한 부각시켜 리더쉽을 과시하였지만 김민석 후보가 유권자에게 어필한 것은 대중적 이미지 외에 별다른 리더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것이 뚝심 있는 리더를 원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선거에 패배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의 강금실이란 브랜드가 막상 본선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강금실씨의 참신함이란 경쟁력이 자신의 부족한 정치적 커리어(career)를 극복할 만큼 위력적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것이다.

강 금실의 정치적 실험. 정치판의 새 바람인가? 정치에 휘둘릴 것인가?

여권의 집요한 구애에 의해 출마여부를 저울질 해온 강금실씨는 점차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혀가는 듯 하다. 그의 투신은 그 자신에게도 새로운 정치 문화를 기대하는 국민에게도 하나의 실험(實驗)이 될 수 있다.

이제까지 대중적 스타들이 정계에 입문하여 정치판의 새 바람이 되지 못하고 찾잔 속의 바람으로 소멸된 것처럼 또 다른 실패한 대중스타의 전형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정치판의 새 바람으로 구태정치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지난 2월 26일 인터넷 한겨레에 보도된 한겨레 21기사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간접적 답변이 될 수 있다. 이 기사에서 강금실씨는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요약된다. 사회활동에서 내가 드러냈던 철학·성격·언행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게 흔들리면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패배라고 본다. 그러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더라도 아름다운 패배일 수 있다.”는 말로 자신의 소회를 밝혔는데..

그의 말대로 패배가 눈앞에 보이더라도 자신의 철학과 성격 그리고 언행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분명 그는 정치판의 새 바람으로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