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면 노무현 대통령
‘사실관계’ 확인 ‘교체여부’ 신중
문재인 수석 “노대통령 격노보도 사실과 달라”
문재인 수석 “노대통령 격노보도 사실과 달라”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국무총리를 교체할 것인가.
이 총리가 ‘3·1절 골프’ 파문에 대해 자신의 거취를 거론하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힘에 따라, 노 대통령의 이 총리 경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아직 후임자 인선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7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이 총리를 경질하겠다고 결정한 게 아니지 않느냐”라며 “지금은 아무런 방침이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특히 “이 총리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사퇴를 압박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는 분노스럽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청와대 기류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이 총리의 진퇴와 관련한 논의 자체가 없었으며, 따라서 이 총리를 경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문 수석은 노 대통령이 골프 파문에 격노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해 염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격노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백만 홍보수석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는 100% 작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청와대 쪽도 이번 사안에 대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 민심이나 정서를 보면 이 총리가 부적절했다는 게 70%”라며 “국민들이 이 총리의 사퇴 여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 교체 여부에 대한 노 대통령의 향후 판단과 관련해,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일부 신문사 정치부장들과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 실장은 “대통령은 여론뿐 아니라 사실이 맞느냐 틀리느냐와, 사실관계의 경중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당에선 선거를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대통령은 국정운영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골프 파문’을 둘러싼 사실관계와 관련해, “골프장에서 로비와 관련된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리는 장모 병문안 차 부산에 들렀다가 지역경제인들의 요청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골프모임 자체에 로비 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사실관계가 파악됐다는 뜻이다. 노 대통령이 귀국 이후 사실관계를 따져서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이 총리를 교체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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