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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공천위해 ‘라인’타지 않아…여야 청년들 ‘소신’ 갖고 뛴다

등록 2023-08-03 05:00수정 2023-08-03 18:03

2023 청년정치 보고서 ③
내년 총선 준비하는 후보들
왼쪽부터 천하람(37)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33)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권지웅(35)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 고충 센터장. 한겨레 자료사진
왼쪽부터 천하람(37)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용태(33)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권지웅(35)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 고충 센터장. 한겨레 자료사진
“누가 키워줘서 크는 건 언제든 버려질 위험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하람(37)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 당협위원장은 내년 22대 총선에서도 순천갑에 출마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구 출신에 변호사인 그는 언뜻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들의 ‘스펙’과 유사하지만, 현재 당내 주류인 ‘친윤’과 날을 세우고 호남을 지역구로 택해 비주류의 길을 자처하고 있다. 천 위원장은 2020년 총선 당시 이 지역구에 출마해 3% 득표율로 낙선했다. 천 위원장처럼 도전과 실패를 겪은 청년 정치인들은 오늘도 지역을 뛰며 다시 국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천 위원장은 당내 주류세력과 거리를 두는 이유를 ‘스스로 정치적 자산을 쌓아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력 정치인에게) 줄을 서서 성장하면 그때는 좋지만, 줄이 없어지면 같이 날아가는 것 아니냐. 이는 저희처럼 정치를 20~30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큰 리스크”라며 “조금 힘들더라도 자생력을 가져야 국민께 인정받는 ‘롱런’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고지가 아닌 순천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지역 불균형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텐데, 호남의 정서와 농촌의 정서를 체화하는 게 저 개인에게도, 당에도 좋은 일”이라며 “목표는 당연히 당선”이라고 말했다.

2021년 이준석 당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으로 활동한 김용태(33) 전 최고위원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고정출연 등 방송 활동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그는 내년 출마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터라, 주변에서는 ‘공천받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걱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최고위원은 “지금의 선택 하나하나가 다 기록에 남아 20년 뒤에 평가받을 것”이라며 공천을 위해 ‘라인’을 타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각 정당의 지도부가 총선 때마다 전략이나 콘셉트를 다르게 하다 보니, 젊은 정치인들은 어떻게 하면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권력을 대변해야 공천을 받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정치인이 국민의 목소리보다는 권력을 대변하는 현상이 여야를 막론하고 이어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돼 ‘정치혐오’가 심해지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결국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 중에는 이 밖에도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등이 총선에 도전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민(27)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김창인(32) 청년정의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및 김창인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왼쪽부터 박성민(27)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김창인(32) 청년정의당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및 김창인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낙선한 권지웅(35)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 고충 접수센터장은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에 도전한다. 권 센터장은 청년 주거를 다루는 시민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을 창립하는 등 주거문제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경력을 살려 전국 곳곳을 오가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고 있다. 권 센터장은 “센터를 열고 지금까지 970건의 고충을 접수했다. 이를 분류하고 분석해서 정부 부처에 개선을 촉구하는 등 현장과 제도 사이의 시차를 좁히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권 센터장은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고려 중이다.

권 센터장은 지난해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하고, 당 지도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속도전에 우려를 표하는 등 ‘소신행보’를 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센터장은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세상을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의 잘못에 목소리를 내왔다”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어젠다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젊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박성민(27)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역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는 민주당 청년대변인이었던 2020년 최연소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권 센터장을 비롯해 또래 청년 정치인 8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김남국 의원 코인 투기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당의 각성을 촉구했다가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박 전 비서관은 “(당시에) 많은 비판을 받아 출마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리스크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당의 도덕성과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천만 바라보며 침묵하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옳은 태도가 아니라고 봤다”며 “당의 혁신을 촉구한 그때의 선택에 큰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외에 민주당 청년 정치인 중에는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 이동학 전 최고위원, 정은혜 전 의원(비례대표) 등이 내년 총선 레이스에 뛰어든 상태다.

정의당에서는 김창인(32) 청년정의당 대표 등이 총선 출마를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중앙대학교 재학 중 두산 재단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자퇴한 뒤 정치에 입문해 정의당에서 혁신위원을 지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 안에도 청년 정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비례대표인 장혜영·류호정 의원도 각각 서울 마포을, 성남 분당갑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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